< 1일차 >

나리타공항 -> 이치란라멘 우에노점 -> 신주쿠(도교 도청 전망대) -> 하라주쿠 -> 메이지신궁(실패) -> 시부야 -> 

미도리스시 시부야점 -> 사쿠라료칸



9.23 ~ 26 토일월화에 3박4일 도쿄 여행을 다녀왔다. 항공사는 제주항공이고 인천공항 08:30 출발 나리타공항 10:50 도착이다. 


제주항공은 몇년 전에 완공된 제3터미널에 내려준다. 도심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제2터미널로 우선 이동해야 한다. 도보로는 약 630m거리이고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한다. 도보는 2020도쿄 올림픽 기념으로 육상 레일이 그려져 있으니 길 잃을 일은 없다. 나는 프로여행러이므로 가볍게 도보로 이동하였다.



.




N'EX는 이렇게 생겼다. 10시50분에 비행기 도착이고, 11시 45분 N'EX를 타기 위해 시작부터 질주하여야만 했다. 그나마 캐리어를 위탁하지 않고 기내에 가져오는 큰 그림을 그렸기 때문에 시간내에 맞출 수 있엇다. N'EX의 가장 좋은 점은, 지정좌석제이고 좌석이 굉장히 편하단 것이다. 이걸 타고 도쿄역에 약 12시 50분에 도착하였다.



도쿄에서 우에노는 주황색 도쿄-우에노 라인을 타면 된다. 도쿄역이 굉장히 복잡해서 다소 헤맸지만, 우에노까지는 약 15분만에 도착하였다. (중간에 정차역이 없다.) 우에노역도 상당히 큰 역이다. 위 사진은 우에노역의 극히 일부분으로 고가도로도 복잡하고 출구도 많다.




우에노역에서 ATRE 쇼핑몰로 이동하면 이치란라멘이 있다. 이치란라멘은 그 유명세답게 웨이팅 줄이 꽤 길었지만, 특유의 독서실 시스템덕에 금방금방 빠진다. 위 사진의 줄도 20~30분정도만에 빠지고 식사할 수 있었다. 

입구쪽에 있는 자판기에서 구매하고, 자리 안내받아서 들어가면된다. 이때가 1시반쯤이였는데, 아침4시쯤에 먹은 빵한쪽 빼고 먹은게 없었기 때문에 굉장히 배고팠다.(사실 이 여행에서 고생 안하고 밥을 먹은 적이 거의 없다.) 돈코츠 라멘 + 계란추가 + 밥추가 = 1220엔으로 주문하였다. 사실 밥은 라멘 다먹고 추가 주문하는게 나았을 것 같다.

이치란라멘은 분명히 맛있었지만, 필수로 들러야 될 정도 수준의 맛집까진 아니다. 그냥 괜찮은 라멘집 정도 수준인것 같다. 그래도 웨이팅이 길지 않고 영업시간이 24시간이므로 처음 도쿄를 간다면 한번쯤 가보는 것도 좋다.



내가 토일월 2박동안 묵은 숙소는 우에노역 근처의 사쿠라 료칸이다. 우에노역에서 대략 도보로 20분 걸려서 완전 가깝지는 않은데, 도보로 약 10~15분거리에 히비야선 이리야역과 JR우구이스다니 역이 있으므로 교통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구글지도로 보면 악평도 좀 보이던데 개인적으로 가격대비에선 크게 만족했다. 주인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일단 친절했고(할아버지는 약간 무뚝뚝한 편이였지만) 영어도 어느정도 통했다. 또한 1인 2박에 약 10만원정도 였는데, 도쿄 숙소치고는 상당히 저렴하다.(토-일이 껴서 그나마 좀 더 비싼편인거다). 시설도 이정도면 깔끔하고 불편함 없었다.(1층에 정수기 있는것도 큰 장점이다.) 가장 큰 단점은 위치인데, 주로 관광하게 될 신주쿠-하라주쿠-시부야나 오다이바, 롯폰기 등과는 꽤 떨어져있어 지하철 or JR로 30분이상 걸린다. 뭐 그래도 주변에 아사쿠사, 우에노공원, 스카이트리등은 걸어서 갈 정도로 가깝다. 이중에 난 아사쿠사만 가긴했지만.




숙소 근처에 있는 JR우구이스다니역으로 가서 야마노테선으로 신주쿠역으로 이동하였다. 신주쿠역에서 서쪽 출구로 나와서 우선 도쿄도청사로 향했다. 서쪽출구에는 버스 승강장이 있고 사람이 별로 없다. 위 사진은 도쿄도청사로 가면서 찍은 사진인데, 시카고 처럼 중간중간에 도보가 복층으로 되어있다.(사진은 다리가 아니라 도보2층에서 찍은 거다.)




도쿄도청사에는 무료 전망대가 있다. 사실 야경을 보기 위해 시부야->신주쿠방향으로 일정을 짜는 경우가 많은데, 나같은 경우엔 저녁을 시부야에서 먹어야만 했기 때문에 보통과 반대로 일정을 짰다. 날이 다소 흐리긴 했지만 도쿄가 한눈에 보이는 전망은 좋았다. 여담이지만 큰 건물답지 않게 화장실은 꾸지더라.





신주쿠 서쪽출구만 보고 지나갈 수는 없었기에, 다시 신주쿠역 방향으로 향해서 제대로 된 번화가쪽으로 가보았다. 신주쿠는 도쿄의 대표적인 환락가라고 하던데, 그에 걸맞게 사람이 많고 화려하다. 또한 여기저기 빠칭코도 보이던데, 나는 거지였으므로 빠칭코를 체험해보지는 않았다. 신주쿠 거리를 적당히 구경한 뒤에, 하라주쿠로 향했다. 




사실 신주쿠->하라주쿠는 메이지신궁을 들리면서 걸어서 갈만한 거리이다. 하지만 이날은 잠을 충분히 못자서 피곤한 상태였기 때문에 JR야마노테선을 이용하였다. 이후의 고행길을 생각해보면 현명한 결정이였다고 할 수 있겠다. 

하라주쿠 타케시타 거리는 사람이 바글바글하다. 일본은 기본적으로 좌측통행이기 때문에, 갈때와 올때는 다른 사이드의 가게를 구경하며 올 수 있다.(사람이 너무 많아서 반대쪽으로 가기도 힘들다.) 여기저기에서 크레페나 디저트를 파는데, 엔젤스하트란 크레페 가게가 유명하다. 하지만 줄이 너무너무 길어서 포기했다 ㅅㅂ. 다른 크레페 가게들도 다들 줄이 길어서 포기하고 돌아오는데, 오는 길에 줄이 짧은 곳이 있길래 냉큼 가서 사먹었다. 메뉴가 20개가 넘게 있어서 적당히 바나나&초코가 든 것으로 골랐다. 580엔이였는데 만족스러운 맛이었다.


하라주쿠역으로 다시 돌아와서, 바로 옆에 있는 메이지 신궁으로 향했다. 근데 몰랐는데 폐장 시간이 18시이고, 마지막 입장이 17시 20분이더라 ㅅㅂ. 사실 크게 신사에 관심은 없었는데, 뭐든지 놓치고 나면 아쉬운 법이다. 게다가 입구쪽으로 갔는데 숲내음이 나는것이 생각보다 훨씬 괜찮아 보였기 때문에 더더욱 아쉬웠다. 결국 멘탈이 다소 깨진 채로 시부야쪽으로 향할 수 밖에 없었다. 





꿩 대신 닭으로 메이지신궁 바로 옆에 있는 요요기 공원에 들렀다. 요요기공원에는 관광객은 거의 없는 듯했고, 현지인들이 돗자리 깔아놓고 피크닉을 하거나 배드민턴을 하는 등의 모습이 보였다. 도쿄 번화가 바로 옆임에도 불구하고 공원이 상당히 큰 것이 인상적이었다. 꽤 피곤한 상태였고 일정도 다소 비게되어서 요요기공원 벤치에 앉아서 남은 크레페를 먹으면서 쉬었다. 그리 오래 쉬지는 않았는데 해가 상당히 빨리 떨어졌다.



요요기 공원에서 시부야까지는 도보로 대략 20분 정도 걸린다. 하지만 시간도 좀 남았고, 크레페 때문에 생각보다 배가 고프지 않았기 때문에 (더 맛있는 저녁을 위해) 직선거리로 가지 않고 돌아댕기면서 구경다니며 이동했다.  후에 한 생고생을 생각해보면 이딴 멍청한 짓거리를 하지 말고 직선거리로 최대한 빨리 시부야에 갔어야만 했다.


요요기에서 돌아댕기다 보니 위 사진처럼 뭔가 축제를 하고 있었다. 노점음식들도 많아서 뭔가 먹어보고 싶었지만, 미도리스시를 위해 참고 구경만 했다. 그나마 뻘짓거리로 돌아다닌게 아니라 하나라도 더 구경해서 다행이다.



1시간 가까이 뻘짓거리 하면서 돌아다닌 끝에, 그 유명한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에 도착했다. 스크램블 교차로를 건너면서 무빙샷으로 위의 사진을 찍었다. 어차피 미도리스시의 웨이팅이 꽤 있을 것이므로, 번호표를 뽑고 난 뒤에 구경을 하기로 하였다. 



미도리스시는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에서 바로 보이는 Mark City 백화점으로 들어가서 4층으로 가면 나온다. 외부 입구에서부터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되므로 찾기 어렵지 않다. 내가 번호표를 뽑은 시점은 18시 49분이였고, 받은 번호표를 369번, 현재 입장 순서는 281번이었다. 즉 88팀이 대기중인 상황이었다. 우선 대기시간동안 시부야를 구경하러 나갔다.





시부야는 쇼핑으로 매우매우 유명한 거리이고, 그만큼 유명한 매점도 많다. 안타깝게도 거지인 나는 쇼핑에 아무런 관심이 없었으므로 시간 때울게 그리 많지는 않았다. 우선 시부야를 싸돌아 댕기기 시작했다. 당시 대략 1시간 반정도 웨이팅이 걸릴것이므로, 1시간 뒤에는 돌아와야 한다는 되도 않는 멍청한 계산을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고행때문에 이성적 판단이 마비되었던 것 같다. 

시부야 거리는 상당히 화려하고 나름 대로 구경하는 재미도 있어서, 크게 지루하진 않았다(이때까지는).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에 있는 하치코상도 구경갔다. 주인이 사망한 뒤에도 시부야역에서 무려 9년동안이나 기다린 충견이라고 한다. 

(출처 : https://ko.wikipedia.org/wiki/%EC%B6%A9%EA%B2%AC_%ED%95%98%EC%B9%98%EC%BD%94



약 1시간동안 구경하고나서, 다시 돌아오니 19시 37분이었다. 하지만 입장 순서는 311번으로, 1시간 동안 겨우 30팀 입장하고 아직도 58팀이 남은 상황이다. 이때 이미 체력도 상당히 바닥나고 배도 고프고 멘탈도 심하게 나갔다. 하지만 또 1시간 이상을 멍때리며 기다리고 있을 수 없었으므로 다시 한번 시부야로 나갔다. 



계속 거리를 돌아댕기는 것도 이제는 재미없어서 딱히 살 건 없지만 도큐 핸즈로 향했다. 도큐핸즈는 생활용품, DIY 용품, 화장품 등을 파는 잡화점이다. 대략 식료품 없는 돈키호테의 (한참)상위호환 버전 정도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시부야점이 도쿄에서 가장 큰 지점이라고 한다. (아마) 지하1층 부터 9층까지 되어있었는데, 독특하게도 위 사진처럼 각 층이 A,B,C의 작은 층으로 나뉘어있었다. 이때 사무용품 코너에서 볼펜이 좀 마음에 드는 게 있어서 충동구매를 하였다. (텍스 포함 162엔)


도큐핸즈에서 미도리스시로 돌아가는 길에 디즈니 스토어가 보였다. 사실 디즈니는 이미 올랜도에서 지겹도록 봐서 딱히 흥미가 없었는데, 시간이 남는 상황이라 구경이나 하고 갈까 고민되었다. 하지만 혹시라도 그 사이에 번호가 다 지나갔을 지 모른다는 걱정이 들어서 구경안하고 다시 돌아가고 말았다.


돌아온 시점이 20시 27분이었는데 이때 대기번호는 335번으로 아직도 34팀이나 남았다. 이미 멘탈이 하도 파괴되다 보니 배고픔마저 잘 느껴지지도 않았다 ㅅㅂ. 체력도 바닥난 상태였는데, 앉아서 기다릴 수만은 없으니 일단 나가서 싸돌아 댕겼다. 하지만 체력이 없다보니 그리 오래 돌아다니지 못하고 다시 돌아와서 기다렸다. 이쯤되니 걱정되는게 미도리스시 마감시간이 10시인데 과연 그 전에 입장이 가능할 것인가 였다. 다행히 9시 좀 넘어서 점원이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번호를 다 적어가는 걸 보니 못들어 갈 일은 없어보였다. 






9시 30분, 약 3시간동안의 웨이팅 끝에 드디어 입장하였다. 번호가 불릴때의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 게다가 운좋게도 스시 만드는걸 눈 앞에서 볼 수 있는 바형 좌석에 배치되었다. 주문하기 전에 계란찜이랑 이상한 샐러드 비스무리한걸 주는데, 이거부터 엄청나게 맛있었다. 나는 미리 정해둔 2000엔짜리 세트메뉴를 시켰고 나오는데는 대략 10여분 걸렸다.




위의 세트를 다먹고나서 상당히 배가 불렀지만, 기다린게 아까워서 참치스시를 2개 더 시켰다. 각각 250엔 짜리다. 


미도리스시는 확실히 맛있었다. 다만 엄청 감동적인 수준까지는 아니고 가격 대비 훌륭한 맛집 정도라고 생각한다. 세트메뉴의 비주얼이 진짜 끝내주는데, 대신에 한 입에 먹기 힘들다는 큰 단점이 있긴하다. 특히 제일 큰 장어스시는 장어를 좀 잘라서 먹다가 스시로 먹었다. 뭐 여튼 상당히 만족스러운 저녁이었다, 웨이팅만 빼고.



미도리스시의 웨이팅때문에 상당히 늦어져 숙소 돌아오니 11시가 넘어있었다. 료칸 주인 할머니가 '오카에리' 하고 맞아주는데 뭔가 푸근함이 느껴졌다. ㅈㄴ 피곤한 상태였기 때문에 딴짓거리 안하고 씻고 바로 잤다. 1일차의 고생이 너무나도 심했기 때문에 2일차부터는 만보기앱을 깔아서 기록을 시작하였다.




<시부야 미도리스시의 웨이팅 시간 추측>


이번 여행에서 모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부야 미도리스시의 웨이팅 시간을 추측해보자. 

데이터는 2017년 9월23일 토요일 저녁시간대에 측정된 것이다. 측정한 데이터는 다음과 같다. 

시간 

대기번호 

18 : 49 

281 

19 : 37

311

20 : 29

335

21 : 15

357

21 : 30 (입장 시간)

369



이를 그래프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그래프의 x축은 시간이고, y축은 대기번호이다(대기중인 팀이 아니다.)




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웨이팅 시간의 함수를 추측해보자.

먼저 자명한 법칙으로 다음이 있다.

  • 법칙 1 : 대기번호의 증가률은 "방문객의 식사시간", "대기번호를 포기하고 돌아가는 팀" 두 가지 변수 이외에 영향받지 않는다.

자명하므로 증명은 생략한다.


데이터가 부족하므로 휴리스틱에 기반하여 몇 가지 가정을 해야한다.

  • 가정 1 : 방문팀의 평균 식사시간은 시간에 관계없이 일정하다.
  • 가정 2 : 영업 종료 시간에 가까워 질 수록, "대기번호를 포기하고 돌아가는 팀"이 증가한다. 
가정 1은 미도리스시가 술집이 아니라(맥주를 물론 판다.) 스시집이기 때문에 밤 늦은 시간이 되더라도 식사시간에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 추측했다. 가정1과 법칙1에 따라서 대기번호의 증가률은 "대기번호를 포기하고 돌아가는 팀"에만 의존하는 변수가 된다.
가정 2는 직접 관측된 사실로, 실제로 일반적인 저녁시간을 한참 넘어선 이후엔 포기하는 팀이 많아서 빈 번호가 많이 생겼다. 

시부야 미도리스시의 영업 종료 시간은 10시이다. 이 점을 위의 그래프에 적용해보면 대략 9시부터 기울기가 달라진다고 가정할 수 있다. 위 그래프와 나의 경험을 기반으로 기울기를 추정하면 9시 이전에는 대략 33이고 9시 이후에는 대략 48이다.

즉 9시 이전에는 1시간에 33번, 9시 이후에는 1시간에 48번의 대기번호가 지나간다.



위 결론은 데이터도 부족하고, 대충 계산한 결과이니 맹신하지말고 참고만 하자.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