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차 >  

사쿠라 료칸 -> 메이지 신궁 -> 오다이바(라멘국기관, 후지TV, 도요타, 해변공원) -> 모토무라 규카츠 -> 롯폰기 힐즈 전망대 -> 아사쿠사 -> 사쿠라 료칸





약간 늦잠을 자서 9시 좀 넘어서 숙소에서 나왔다. 일본은 도시에도 작은 골목들이 많아서 좋다. 전 날 잠을 제대로 못자서 좀 피곤했지만, 날씨가 좋아서 기분좋게 출발했다. 원래 2일차의 일정은 아사쿠사->오다이바로 계획했었지만, 어제 메이진 신궁을 못봤기 때문에 메이지신궁 -> 오다이바로 계획을 변경하였다. 아사쿠사는 3일차 오전에 일찍 나와서 보는걸로 계획을 바꾸었다. 어제 출발역이었던 JR우구이스다니역으로 가서 야마노테선을 탔다. 



첫날 들렀던 하라주쿠역으로 다시 왔다. 방문한 노드를 재방문하는 것은 컴공인으로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지만 메이지 신궁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하라주쿠 거리는 어제 봤으므로 가볍게 무빙샷만 찍고 메이지 신궁으로 향했다. 



어제 봐두었던 타코야끼 600엔짜리를 사고 메이지 신궁에서 풍류를 즐기는 빅 픽처를 그렸으나 실패했다. 아저씨가 아직 준비 안됬다며 가라고 하더라. 2일차도 험난할 것임을 암시하는 복선이었다.




대체재로 메이지 신궁 입구 앞에서 파는 사과주스(400엔)을 사서 마셨다. 맛 없고 가성비도 꾸지니 메이지 신궁 앞에선 사지 말자.

 



메이지신궁 부지는 굉장히 넓고 숲내음도 진하게 나서 산책하기 굉장히 좋다. 총 부지는 대략 73헥타르(=22만평) 정도라고 한다. 다만 숲 자체는 자연적으로 생긴게 아니고 인공림이라고 한다. 메이지 신궁 앞에는 위 사진처럼 술통들이 진열되어 있다. 양조업체들이 기증한 것이라고 한다. 





신궁도 꽤 넓었다. 부적같은 걸 팔기도 하던데 나는 딱히 관심이 없으므로 사진 않았다. 신사 참배할 생각도 당연히 없으니 적당히 구경을 하며 돌아다녔다. 돌아댕기다가 앉아서 좀 여유를 즐기고 싶었는데 의자가 하나도 없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신궁 내에서는 앉으면 안된다고 한다. 




본당 바로 옆에서 무슨 행렬이 있길래 가봤다. 결혼식으로 추정되는 행사가 끝나고 나오는 것 같았다. 메이지 신궁에서는 일요일 오전에 전통식으로 혼례하는 경우가 꽤 있다고 한다. 여튼 운좋게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다.


메이지 신궁은 뭐... 볼만했던 거 같다. 약간 일정이 꼬이긴 했지만 간 보람은 있었다. 하라주쿠 사람 북적북적한데서 놀다가 메이지신궁에서 힐링하는게 최상의 시나리오일듯.





하라주쿠역 -> 오모테산도역까지는 걸어서 이동했다. 대략 15분정도 걸리는데 여기도 오모테산도 힐즈라고 해서 유명한 명품 거리이다. 물론 거지인 내가 명품을 구경할 리가 없으므로 무빙샷을 찍으며 이동했다.




오모테산도 -> 신바시까지는 긴자선을 타고 이동하고, 신바시 -> 오다이바는 유리카모메를 타고 이동한다. 신바시역에서 유리카모메로 타는 승강장은 찾기 약간 어려운데, 에스컬레이터를 잘 찾아보면 된다. 신바신역은 기점이기 때문에 양쪽에서 열차가 들어오고, 어느쪽에서 타든지 상관없다.




유리카모메는 무인전철이다. 모노레일은 아니지만 모노레일처럼 고가의 선로를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전망을 즐기기에 좋다. 특히 맨 앞자리에 앉으면, 전망을 보기 매우 좋다(조종석에 앉은 느낌도 난다.). 때문에 일부러 열차 1~2개를 보내고 앞자리에 앉으려는 사람도 꽤 있었다. 유리카모메의 배차간격이 매우 짧기 때문에 나도 조금 기다려서 맨 앞자리에 앉았다(기점인 신바시역이 아니면 맨 앞자리에 앉아서 가는건 힘들 수 있다.). 이걸 타고 위 사진의 레인보우 브릿지를 건너면 인공섬인 오다이바에 도착한다. 가속도가 꽤 빨라서 은근히 속도감을 즐길 수 있었다.




레인보우 브릿지를 통과하기 직전에 위 사진처럼 360도 회전을 하는 구간이 있다. 여러모로 재미있는 노선이다. 오다이바에 들를 예정이라면 유리카모메를 이용해보는 걸 추천한다.




오다이바 일정은 그다지 계획을 짜고 오지 않았다. 우선 해변에서 가장 가깝고, 역에도 연결되어있는 아쿠아시티로 가서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eggs and things 라는 카페에서 적당히 전망보며 배를 채울랬더니 줄이 너무 길었다. 그래서 그냥 간단히 해결하고자 5층에 있는 라멘 국기관으로 갔다. 


라멘 국기관은 도쿄에서 매년 하는 라멘대회중에 상위 6팀만 입점하게 해주는 라멘집들 모음이다. 6개의 점포가 따닥따닥 모여있는데, 어디가 맛있는지는 잘 모르겠으므로 적당히 골라서 먹었다. 돈코츠는 어제 이치란에서 먹었으니 스킵하고 시오라멘과 미소라멘중 고민하다가 토핑이 포함된 950엔 짜리 미소라멘을 먹었다. 맛은 상당히 괜찮았고, 양도 생각보다 많아서 굉장히 만족했다. 개인적으론 맛이나 가성비나 이치란라멘보다 라멘국기관에서 고르는 게 더 낫다고 본다.





아쿠아시티에서는 오다이바 해변공원과 레인보우 브릿지가 잘 보인다. 이따가 해질무렵에 다시 오기로 하고 우선은 후지 TV 본사로 향했다.




아쿠아시티에서 후지TV는 굉장히 가깝다. 건물 모양도 특이해서 찾기도 쉽다. 외부의 큰 에스컬레이터를 타면 우선 7층인가 10층인가 되는 곳까지 바로 데려다 준다. 여기에서 보는 전망도 꽤 괜찮고 바다바람이 불어서 날씨도 좋다. 여기에서는 유료전망대로 올라갈 수 있는데, 비싸지는 않지만 나는 저녁에 롯폰기에서 전망대를 올라갈 예정이므로 올라가지 않았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면 5층인가에 무료 박물관이 있다. 하지만 영어도 없이 온통 일본어인데다가, 나는 전혀 모르는 후지TV 프로그램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아무 재미가 없었다. 일본어를 잘 알거나, 후지TV 프로그램을 잘 알지 못한다면 후지TV 박물관은 가지 말자.



딱히 계획세운것도 없고, 시간도 남아서 도요타 자동차 전시장으로 갔다. 도보로 약 15분정도 걸렸던 것 같다. 



자동차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지만 도요타 전시장은 생각보다 훨씬 볼만했다. 우선 다양한 종류의 차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몇몇을 제외하고는 직접 좌석에 타 볼수 있다.



체험기구도 꽤 있었다. 카레이싱 체험을 해보고 싶었지만, 줄이 너무 길어 포기하고 대신에 하이브리드카 체험을 했다. 가솔린 100ml로 일반 차량 vs 도요타 하이브리드 차량 2개를 체험하면서 도요타 짱짱이란걸 세뇌시키는 체험이다. 일단 재밌긴 했는데, 장롱면허라서 그런지 기록은 처참하더라. 



국제면허증이 있으면 직접 차를 몰아보는 체험을 할 수도 있다는데, 외부에 있는 이게 그 체험인것 같다. 안타깝게도 난 국제면허증이 없으므로 탈 수가 없었다. 이때가 대략 3시 반정도였는데, 일몰까지 시간이 꽤 남아버려서 뭔가 할게 필요했다. 그래서 일단 조금 떨어져있는 다이버시티로 향했다.



건담에도 아무런 관심이 없었지만, 워낙 유명하다길래 다이버시티 건물로 가서 건담 구경을 했다. 괜히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가 못찾고 좀 헤맸는데, 상식적으로 저정도 규모의 구조물이 건물 안에 있을 리가 없으니 밖에서 찾도록 하자. 물론 나는 시간이 썩어남아서 일부러 헤맨거다. 


건담은 몇달 전에 해체되었다가 다른 종류의 건담으로 극히 최근(8월?)에 다시 세워졌다고 한다. 실제 설정에 맞게 1:1 비율로 제작되었다는데, 대략 21미터로 굉장히 거대하다. 사람도 주변에 엄청많고. 건담에 관심 없더라도 한 번쯤 가서 구경해볼만 하다.



건담을 다 구경하고 나니 4시가 조금 안된 시간이였다. 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 날 도쿄 일몰시간은 5시45분으로 약간 이른 상황이었다. 어차피 쇼핑을 할 생각이 없었으므로 딱히 더 볼게 없어서 일단 오다이바 해변 공원으로 돌아왔다. 럭셔리한 풍류를 즐기기위해 자판기에서 음료수(160엔)를 하나 산 다음 전망 좋은 벤치에 앉아서 일몰을 기다렸다. 뭔가 강처럼 생겨먹었는데, 바다 냄새가 나는게 꽤 좋았다.




즐거운 풍류도 길어지면 지루한 법. 1시간 넘게 더럽게 해가 안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렇게 시간 남을 줄 알았으면 오전에 아사쿠사도 미리 다녀올 걸 그랬다.




6시가 거의 다되어 해가지고 레인보우 브릿지에 불이 켜졌다. 사진술이 부족하여 잘 표현되지 않았지만 야경은 볼만 했다.



오다이바 일정을 마치고 저녁을 먹기 위해 유리카모메를 타고 이동했다. 이 날도 꽤 걸어서 슬슬 배고프고 체력도 딸렸다.



저녁은 모토무라 규카츠 하마마쓰초 지점에서 먹을 예정이라, 유리카모메 다케시바 역에서 내렸다. 여기는 관광할만한 곳이 없어서 그런지 사람이 없고 좀 으슥한 분위기다. 다케시바역에서 내려서 도보로 약 10분 정도 이동하면 되는데, 중간에 터널(위 사진과는 다름)에 왠 무섭게 생긴 애 4명정도가 화기애애하게 이야기중이었다. 화기애애하게 이야기하는 걸 방해하기 미안하니까 길을 한참 돌아서 이동했다. 덕분에 10분 걸릴거 30분 걸었다 개이득. 돌아간 길에도 위 사진의 터널이 있었는데, 앞서서 러닝하시는 분이 있어서 안심하고 건넜다. 일본도 치안이 좋은 편이지만, 우리나라만큼은 아니니까 밤에 외진 곳은 조심해야 한다. 



모토무라 규카츠 하마마쓰초 지점은 간판이 크게 있지 않아서 찾기 어려울 수 있다. 위 사진의 간판을 찾고 계단을 통해 아래로 내려가면 된다. 시부야지점은 웨이팅이 길다던데, 여긴 좀 외진곳이라 그런지 웨이팅이 전혀 없어서 좋았다. 나처럼 오다이바->롯폰기 테크를 탈 사람은 중간에 하마마쓰초 지점에서 먹는 것이 이득이다.



모토무라 규카츠의 메뉴에는 오직 규카츠만 존재한다. 그 외에는 참마를 추가, 규카츠 곱배기 등의 몇 개의 선택지만 있다.. 나는 기본 규카츠1줄에 참마 포함된 세트로 시켰는데 세금포함 1400엔이었다. 참고로 공기밥은 1회에 한해 무료 추가 가능하다고 한다.


모토무라 규카츠는 감동적인 맛이다. 고기 질이 좋아서 생으로 먹어도 맛있고, 제공되는 1인 화로에 살짝 익혀먹어도 맛있다. 특히나 제공되는 저 2가지 종류의 소스가 모두 환상적이다. 참마가 뭔지 몰랐는데(첨에는 저 샐러드가 참마인줄 알았다.), 위 사진의 계란찜 처럼 생긴게 참마이다. 엄청 끈적끈적한데, 이것도 맛있다. 추가시키지 않고 기본적으로 나온것만으로도 배가 충분히 채워졌다. 종업원들도 엄청 친절했으며(어디가나 그렇지만) 여러모로 추천할만한 맛집이다. 안타깝게도 이번 여행 베스트 맛집으로는 선정하지 못했는데, 그건 3일차에 간 맛집이 넘사벽이라 그렇지 모토무라 규카츠도 훌륭한 맛집이다. 지점도 여러 곳에 있어서 일정상 편한 곳으로 가면 된다.


도쿄에 가게 된다면 모토무라 규카츠를 가자.





도쿄에서 야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는 1일차에 간 도쿄도청을 비롯해 스카이트리, 도쿄타워, 롯폰기 힐즈 등 여러 곳 있다. 나는 롯폰기 힐즈 전망대를 선택했는데, 여기는 가격은 1800엔이고 외부의 SKY DECK에 가려면 500엔을 추가로 내야 한다. 더럽게 비싸지만 한국에서 700엔으로 할인 판매하는 걸 찾았기 때문에 롯폰기 힐즈를 선택했다. 롯폰기 힐즈가 비싼만큼 도쿄타워가 매우 가깝게 보이고 레인보우 브릿지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전망대에 올라가면 맨 처음에 사진을 찍어준다. 사진을 찍는 건 무료지만, 인화하려면 돈을 내야 한다. 아마 1500엔인가 했던 것 같은데 나는 거지이므로 작은 샘플 사진만 받고 인화를 하진 않았다. 



사진술이 부족하고 앞에 유리창에 막혀서 제대로 나오진 않았지만, 야경은 굉장히 아름다웠다. 특히 도쿄타워가 굉장히 크고 선명하게 보여서 좋았다. 다만 레인보우 브릿지는 생각보다 멀어서 잘 보이지 않았다.





상당히 피곤한 상태였기 때문에 적당히 앉아서 야경을 구경했다. 원래는 전망대 구경 이후 도쿄타워까지 걸어가서 구경하고 하마마쓰초 인근까지 다시 걸어가서 숙소를 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더럽게 피곤했기 때문에 포기하고, 대신 내일 아침에 가기로 한 아사쿠사를 숙소가기 전에 들리기로 결정했다. 도쿄타워를 가까이에서 못 본건 지금도 아쉽다. 이 날 오전에 아사쿠사까지 미리 관광했다면 훨씬 수월했겠지만 원하는 데로 안되는게 원래 여행이다.




아사쿠사에 도착했을 때는 대략 9시반이었다. 아사쿠사 주변에는 원래 먹거리를 파는 상점들이 굉장히 많지만 밤이라서 모두 문을 닫았다. 이건 뭐 알고 갔으니 괜찮았는데 생각보다 주변에 연등이 안켜져있어서 밤거리를 못 본건 아쉽다.





밤이었지만 아사쿠사 센소지 내부에는 그래도 사람이 좀 있었다. 생각보다 건물들이 크고 가깝게 스카이트리도 보인다. 하지만 이 때 너무 피곤한 상태라서 제대로 감상하지는 못했다. 그냥 본 시늉만 했다고 하는게 맞을 듯. 아사쿠사에서 사쿠라료칸까지는 도보로 10분정도까지라 걸어서 돌아갔다.



숙소 돌아왔더니 10시가 좀 넘었다. 그래도 어제보단 일찍 돌아왔다. 2일차에 대략 22km정도 걸었는데, 귀국날 빼곤 이 날이 걸은 양이 제일 적었다. 내일도 일정이 빡빡하므로 적당히 쉬다가 적당히 잤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