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차 : 3월 31일 토>

게스트하우스 야하타 -> 교토고쇼 -> 교토 부립 식물원 -> Briant -> 카모강변 -> 금각사 -> 닌나지 -> 아라시야마 -> 하나노 유 -> 복귀

 

오늘은 하루 종일 자전거로 돌아다니는 날이다. 지하철 가라스마선을 따라서 쭉 북쪽으로 간 뒤에, 시계 반대 방향으로 90도 정도 쭉 돌면서 숙소로 귀환하는 코스이다. 자전거는 게스트하우스에서 비교적 저렴하게(500엔) 대여할 수 있었다.

 

교토고쇼 공원

첫 목적지는 교토고쇼이다. 공원 부지가 상당히 넓기 때문에 자전거로 느긋하게 돌아보고 싶었는데 공원 안이 자갈밭이다... 어쩔 수 없이 서쪽 입구에 자전거를 주차해놓고 걸어서 돌아다녔다. 도보로 다 돌아보는 건 무리라서 적당히만 둘러볼 수밖에 없었다. 사람이 별로 없이 한적해서 산책하기는 딱 좋다. 

 

교토고쇼

교토고쇼는 원래 1년 중 제한된 기간에만 방문 예약을 받아서 관광하기 상당히 어려운 곳이었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전면 개방해서 이제는 쉽게 가볼 수 있다(무료). 이전에 왕궁으로 쓰이던 유서 깊은 건물이라고 한다. 내부의 정원도 잘 꾸며져 있어서 둘러보기 좋다.

 

교토고쇼는 교토의 다른 주요 관광지만큼 오랜 시간 동안 볼거리는 없지만, 그래도 시간이 된다면 한번쯤 둘러볼 가치는 있는 것 같다. 무엇보다 사람 미어터지는 다른 교토 관광지들에 비해 비교적 한적한 편이라는 점이 좋다.

 

카모강

점심을 먹기 위해 기타야마역 쪽으로 이동했다. 가는 길에 카모강이 있길래 이왕이면 강변을 보면서 자전거 타려고 잠깐 내려갔다. 별생각 없이 즉흥적으로 내려간 건데, 강이 크지는 않지만 벚꽃이랑 어우러져서 좋았다. 날씨도 완벽해서 산책하기 최적일 듯

 

Briant

점심은 빵집 겸 식당인 기타야마역 인근의 Briant에서 먹기로 했다. 런치에 가성비 좋은 코스 요리가 있는데 12시 전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사람이 많았다. 꽤 오래 걸릴 것 같아서 우선 이름을 적어두고, 주변 갈만한 곳을 찾아봤다.

 

교토 부립 식물원

다행히 바로 인근에 교토 부립 식물원이 있어서 시간 때우러 들어갔다. 가격도 200엔밖에 안 해서 부담 없다. 큰 기대는 안 하고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넓고 잘 꾸며져 있어서 놀랐다. 특히 벚꽃들이 잘 조성되어있고, 내부 정원들이랑 산책로도 훌륭하게 잘되어 있다. 이것저것 다양한 식물들이 있는 거 같긴 하던데, 딱히 잘 아는 것도 아니고 시간도 많진 않아서 제대로 둘러보진 않았다. 여기는 교토고쇼보다는 사람이 많긴 했는데, 그래도 북적이는 편은 아니고 교토의 다른 관광지에 비하면 훨씬 사람이 적어서 쾌적하다. Briant에 예약 걸어놓은 것 때문에 그리 오래 보지는 못하고 대략 40분 정도 있었다.

 

Briant

다시 Briant로 가니 거의 딱 시간 맞게 도착해서 앉을 수 있었다. 여기는 본디 빵집이라, 세팅할 때 빵 세트를 가져다주고, 중간중간에 직원이 빵 더 주냐고 친절하게 물어본다. 즉, 빵이 무한리필이다! 게다가 엄청나게 맛있다.

 

Briant

런치 코스는 가장 기본적인 에피타이저-메인-디저트 순으로 나온다. 아마 메인과 디저트만 2가지 중에 선택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맛은 뭐 그냥저냥 무난한 정도? 그래도 가성비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사실 빵이 너무 맛있었어서 메인 코스 맛이 잘 기억이 안 난다. 전체적으로 따지면 추천할만한 식당.

 

카모강

점심 전에 봤던 카모강을 그냥 지나쳐가기가 좀 아까워서 식후에 쉴 겸 들렀다. 적당히 경치 좋은 벤치에 앉아서 책을 읽었는데 날씨도 좋고 사람도 많지 않아서 최고였다. 이번 여행에 가져간 책은 김영하의 단편집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라는 책이었는데, 사실 작가의 다른 책들보다 재미는 덜했는데, 단편집이라 여행지에서 중간중간 읽기에는 최고의 선택이었던 것 같다. 

 

금각사 입구

오후 첫 코스로는 교토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금각사를 갔다. 카모강에서 시간을 꽤 소비했기 때문에 예정보다 늦은 3시 15분쯤에 도착하였다. 여기서부턴 사람이 상당히 많았는데, 사실 이게 교토의 일반적인 관광지의 모습이다. 입구 쪽에 사람은 많고 자전거 세울 곳은 보이지 않아서 약간 당황했는데, 다행히 길 건너 쪽에 자전거 주차장이 있었다.

 

금각사 입장권

금각사 입장권은 위처럼 뭔가 멋진 형태라서 소장하기 좋다. 근데 한자 까막눈이라서 뭐라 쓰여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입장권은 18년 3월 기준으로 400엔으로 그다지 비싸진 않다. 근데 사실 안에 가보면 진짜 볼게 금각사 건물 딱 하나뿐이라서... 비싸다면 비싸다고 할 수도 있겠다.

 

금각사

금각사 내부에는 사람이 더 바글바글하다. 위 사진들을 찍은 뷰포인트는 입장하자마자 거의 바로 나오는데, 아무래도 이 쪽이 사람이 가장 많다. 그래서 사진 찍으려면 약간 기다려야만 했다. 5년 만에 다시 본 금각사는 생각보다 예뻐서 만족했는데, 진짜 볼 거는 이거밖에 없어서 솔직히 10~15분이면 다 보고 나올 수 있는 수준이다... 입장권 낸 게 있으니 최대한 오래 보려고 뒤에 짧은 산책코스도 가고 했는데 20분 이상 있을 수는 없었다. 뭐 그래도 돈 낸게 아깝진 않았다. 사진도 잘 찍혔고.

 

자전거 타고 지나간 길

금각사에서 시계 반대방향으로 쭉 돌아가면 아라시야마가 나오고, 거기가 오늘의 마지막 관광 코스이다. 자전거길은 위처럼 산길처럼 되어 있는 구간이 많았는데, 다행히 경사가 심하지는 않았다. 4일 차에 오사카에서 탔던 자전거 루트에 비하면 진짜 아무것도 아닌 수준. 금각사에서 아라시야마까지는 꽤 먼 거리이고, 중간중간에 들릴만한 곳이 꽤 많다. 시간이 꽤 지체돼서 좀 고민했지만, 어차피 아라시야마 쪽엔 따로 입장시간이 있는 곳이 아니므로 한 군데에 들리기로 했다. 닌나지와 료안지 중에 고민했는데 닌나지를 들리기로 하였다. 뭔 기준으로 선택했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아마 구글 지도에 벚꽃 뷰포인트로 찍혀있었나 그랬던 거로 기억한다.

 

닌나지

닌나지 도착하니 대략 4시 20분쯤이었다. 메인 관광지가 아니다 보니 역시나 사람은 많지 않았고, 사찰의 규모도 그리 크지는 않았다. 그래도 입구 쪽의 탑은 꽤 큰 규모라 인상적이긴 했다. 입장료는 500엔인데, 가성비는 미묘한 듯.

 

아라시야마 치쿠린

대략 5시 20분쯤에 아라시야마 치쿠린(=대나무숲)에 도착했다. 뭐 말 그대로 대나무들이 즐비한 숲이다. 아라시야마 인근은 5년 전에 온 곳은 아니지만, 나름 유명한 관광지라 사람이 꽤 많았다. 대나무숲은 뭐... 솔직히 별 거 없다.

 

아라시야마

치쿠린을 나오면 전통적인 느낌의 거리가 나온다. 양쪽으로 전통 가게나 카페, 음식점 등이 상당히 많다. 또한 인근에 신사나 정원 등도 있으므로 방문하면 좋지만... 나는 시간이 좀 늦어서 어두워진 상태이고 배도 좀 고파서 구경하진 않았다. 이 부분이 약간 아쉬운데 중간에 굳이 닌나지를 들려버려서 이리 돼버렸다. 나중에 교토를 다시 가게 된다면 아라시야마 인근도 좀 더 제대로 구경을 하고 싶다. 

 

도게츠교

저녁은 도게츠교가 잘 보이는 곳에 자리 잡아서 편의점 도시락을 먹기로 이전부터 결정하였다. 도시락 사 오고, 자리 잡는데 은근히 시간이 걸리고 말았는데, 다행히 6시 반에 자리잡기를 마칠 수 있었다. 도시락은 언제나 그렇듯 가성비가 끝내주고 맛도 괜찮았다. 아직 해가 완전히 저물기 전이라, 도게츠교를 바라보는 풍경도 좋았다. 다만 7시가 넘어가니 슬슬 어두워져서 이후에는 다리가 거의 안보였다.

 

이 날 6시 반에 굳이 도시락으로 식사를 하려고 했던 이유가 있는데, 이 날이 무한도전 마지막 방송날이었기 때문이다. 안 보게 된 지 한참 되었지만 예전에 엄청 즐겨보던 예능이라 마지막 방송을 챙겨보고 싶었다. 점점 어두워지는 도게츠교를 바라보며 막방을 보면 뭔가 감성 충만할 거 같았는데... 생각보다 별 건 없고 추웠다. 뭐 그래도 상당히 기억에 남는 저녁 식사였다. 

 

자전거 타고 돌아가는 길

다음 목적지는 목욕탕인 하나노 유이다. 아라시야마에서 거리는 8km정도로 엄청 멀지는 않지만, 이미 해가 완전히 진 상황이라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1시간 좀 안돼서 도착했는데, 이 날 주행 중에 가장 오래 걸린 구간이다.

 

하나노 유

이전에 일본 왔을 때는 대중탕을 잘 들리지 않았었다. 그런데 오사카에서 간 두 곳이 모두 너무 만족해서, 교토에서도 들리기로 하였다. 하나노 유는 주말 800엔인데, 아마 평일은 700엔인가 그렇다. 난 수건을 까먹어서 렌탈했는데 수건은 100엔이다. 골목 구석에 있어서 찾아가기 쉬운 편은 아니지만, 구글 지도를 믿고 그대로 가면 나온다. 참고로 노천탕도 존재한다! 가격이 썩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시설이 꽤나 좋은 편이라 만족했다. 

 

하나노 유 식당

편의점 도시락은 맛도 괜찮고 가격도 저렴하지만, 은근히 양이 부족하다. 그래서 편의점 도시락을 저녁으로 먹었을 땐 반드시 야식을 먹어야함. 원래 온천을 하고 나선 커피우유를 마시는 것이 국룰이지만, 이번엔 약간 변형을 꽤 하여 자루우동을 먹었다. 가격도 480엔으로 괜찮은 편이다. 맛은 물론 우동 전문점에 비할 바는 결코 아니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훌륭하다.

 

숙소 도착하니 10시 반쯤 되었다. 적당히 놋북으로 다음 날 일정 점검 좀 하고 쉬다가 적당히 잤다. 이 게스트하우스는 사람은 꽤 많은데 다들 일찍 자는 편인듯하여 조용히 잘 수 있었다.

 

이 날 거의 자전거로 돌아다녀서 3만 보 넘게 걸었을 리가 없다. 아무래도 만보기가 오작동하는 것 같아서 이 날 저녁에 민감도를 조정함.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