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6쪽
19.12.28 ~ 20.01.12 (16일)
1차 세계 대전의 독일 서부 전선(독/영미프 전선)에 자원병으로 입대한 독일 병사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19세의 어린 나이였지만, 담임 선생의 선동으로 학급의 대다수가 자원병으로 입대하게 된다. 실제로 1차 대전 이전엔 오랜 기간 평화가 유지되어 있었기 때문에 전쟁에 대한 낭만이 굉장히 퍼져있었고, 자원병 비율도 높았다.
작가 본인이 1차 대전 참전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전쟁 중의 병사의 일상을 정말 극도로 잘 표현한다. 비교적 밝은 부분도 있지만(거위를 서리하러 간다던지), 대부분 정말 끔찍한 내용이 많다. 동급생이 한 명씩 전사한다던지, 점점 군인으로 변해가면서 종전이 되더라도 사회에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한다던지, 특히 각종 부상에 대한 묘사도 리얼하다. 과다 출혈로 사망하는 걸 막기위해 자신의 동맥을 2시간동안 붙들고 있는 병사라던지, 다리 절단 정도는 일상이 되어버린 의무대 등등.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잠시 휴가를 나와서 부모님을 만나는 장면이다. 내 자신이 군인일때의 느낌과 상당히 유사해서 소름끼쳤다. 특히나 복귀 전 날에 '차라리 휴가를 나오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라고 생각하는 부분에서. 그 외에도 여기저기 묘사에서 내 군대생활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 굉장히 많았다. 물론 1차 대전의 전장의 병사와 현 한국의 병사의 생활을 하늘과 땅차이가 있다. 나는 편하게 생활한 편이기도 했고. 하지만 그 차이가 한국의 병사와 (군대를 경험하지 못한)민간인의 차이보다 더 큰 거 같지는 않다.
전반적으로 이야기 전개도 지루하지 않고 훌륭하다. 무엇보다 전쟁의 참상을 이리 잘 표현하고, 자연스럽게 반전 의식을 드러내는 점에서 이 소설보다 뛰어난 작품을 본 적이 없다. 모두가 꼭 읽었으면 좋겠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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