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츠담은 베를린 근교의 도시로, 보통 베를린 관광할 때 당일치기로 많이들 간다. 베를린에서 s반이나 RE 등의 대중교통으로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다.(C존이라 추가요금을 내야 하긴 한다.) 하지만 어차피 나는 시간이 썩어 나고 미친 짓하기를 즐기므로, 자전거를 타고 가기로 하였다.

당시 나는 Theodor-Heuss-Platz라는 더럽게 복잡한 이름의 U2 노선 인근에 살고 있었다. 여기서 Donkey Bike 하나를 대여한 뒤, 포츠담까지 자전거를 타고 갔다. 포츠담-베를린의 경계선인 글리니케 다리를 1차 목표지로 찍고 갔는데, 대략 20km로 사실 그리 멀지는 않다. 

위 경로를 보면 115번 국도를 따라 직진하는 구간이 상당히 긴데, 이건 사실 자동차 도로를 따라가는 건 아니다. 바로 옆에 숲 같은곳에 자전거 전용도로가 잘 되어있다. 언덕도 거의 없고 포장도 잘되어있어서 이 구간은 순식간에 주파 가능하다. 

1번 국도 쪽 구간. 여기도 포장은 잘되어 있지만, 중간에 더럽게 긴 경사구간이 하나 있다.

글리니케 다리는 포츠담-베를린 시의 경계가 되는 다리이다. 지금이야 큰 의미는 없는 시 경계일 뿐이지만, 동서독 분단 시기에는 큰 의미가 있었다. 왜냐하면 포츠담 시는 동독 영토이고, 여기에 맞닿아있는 서베를린은 서독 영토이기 때문에 자연스레 동서독 국경선이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서베를린 중에서도 미군 관할 지역이고, 동독에는 소련군이 진군하고 있었기 때문에 냉전의 양 축인 소련-미국의 경계선으로 볼 수도 있었다. 다만 다리에서 군사 분쟁이 일어난 적은 없고, 보통 양 측의 포로를 교환하는 장소로 사용되었다. 냉전에 직접적인 군사 충돌은 없었으므로, 보통 포로라고 하면 스파이를 의미한다. 즉 양 국의 스파이를 교환하는 장소로 많이 사용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한 영화가 "스파이 브릿지"이다. 수작이니 포츠담 가기 전에 보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글리니케 다리는 역사적 의미 외에도, 주변 풍경도 볼만하다. 주변이 탁 트여있고, 시원하게 강이 흐르고 있어서 잠깐 쉬면서 경치 구경하기 좋다. 

글리니케 다리에서 포츠담 시내 쪽으로 이동했다. 브란덴브루크 문쪽에 작게 광장이 있는데, 거기서 미리 알아둔 Ristorante Contadino이라는 이탈리안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오전에 쭉 자전거를 탔기 때문에 배고파서 피자와 라들러를 시켜서 먹었다. 전형적인 유럽 광장의 야외 테이블이었는데, 대단한 풍경은 없지만 날씨가 좋았다. 피자도 싸고 맛도 괜찮다. 

점심을 먹고 난 뒤에, 주변을 적당히 돌아다녔다. 주변에 브란덴부르크 문이 있었는데, 베를린의 그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게 작았고, 그나마도 공사중이여서 볼 수 없었다. 대신에 브란덴부르크 거리를 돌아다녔는데, 관광객이 거의 없는 아기자기한 현지 거리의 느낌이었다. 여기도 식당/카페가 많던데 여기서 식사를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돌아다니다 보니 웬 파르페를 파는 카페도 있었다. 일본에서야 자주 보는 파르페지만, 유럽에서는 처음 보기에 먹었다. 맛은 괜찮지만 역시 비싸다. 

포츠담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상수시 공원이 있다. 이 공원은 면적이 굉장히 넓은데, 상수시 궁전과 신 궁전이 포함되어 있다. 상수시 궁전과 신 궁전 사이가 약 2km로 꽤 떨어져 있으니 자전거를 빌려서 이용하는 것도 좋다. 참고로 저 지도의 검은색 선이 자전거 이용 가능한 도로이다. 나는 이 지도를 나중에나 봐서... 처음에 잘못 들어가서 상수시 궁전 위쪽에서 관광을 시작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자전거로 되돌아오는 동선 낭비가 있었다.

상수시 궁전은 조형물들이 인상적이지만, 솔직히 그렇게까지 대단하다고 느껴지진 않았다. 아무래도 유럽의 궁전이 워낙 많고 화려한것들이 많아서... 하지만 상수시 궁전의 주된 관광포인트는 이 건물이 아니다.

상수시 공원의 주된 관광포인트는 계단식으로 된 정원이다. 이게 맨 아래층에서 보면 꽤나 장관이다. 이 정원이 포츠담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이기도 하니, 여기 온다면 필수코스라고 할 수 있겠다.

상수시 궁전에서 신 궁전까지는 자전거를 타고 갔다. 중간 중간 뭔지 모를 건물들도 있고, 호수도 있고 해서 느긋하게 멈춰가며 갔다. 

상수시 공원의 서쪽 끝에 위치한 신 궁전도 보러 갔다. 여기도 상수시 궁전과 비슷한 양식으로 지은 것 같다. 공원 끝자락에, 포츠담 대학이 있어서 거기도 잠시 들러서 구경했다. 별반 대단한 건 없음.

상수시 공원에서 빠져나와, 신 정원에 있는 세칠리엔 궁전으로 갔다. 여기는 궁전이라기엔 상당히 초라한 건물이지만, 역사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바로 2차 대전 종전을 앞두고 포츠담 회담이 있었던 곳이다. 시간이 촉박했지만 다행히 마지막 입장 10분 전쯤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여기서 오디오 가이드가 제공되는데, 한국어도 포함되어 있고 각 방마다 당시 역사 상황을 상당히 잘 설명해준다. 다만 내가 이 날 마지막 관객이라... 방 하나 지날 때마다 그 방을 폐쇄하는 직원이 따라와서 약간 부담스럽긴 했다. 여기도 포츠담에 온다면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측면에서 꼭 들리는 걸 추천한다.

상수시 정원과 다르게, 신 정원은 강변을 끼고 있다. 여기도 풍경이 좋기도 하고, 이 날 일정은 이미 다 소화했기 때문에 느긋하게 쉬다 갔다.

원래 신 정원 내에 저녁으로 찍어둔 맥주집이 있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포기했다. 그래서 적당히 가는 길에 구글 지도 평점 좋은 곳으로 찾아갔다. 위치는 여기다. 결국 점심에 이어서 저녁도 이탈리안으로 되버렸지만... 뭐 그래도 여기도 상당히 괜찮고 친절했다. 날씨가 좋았기에 야외테이블에서 먹었고, 아마 알리오 올리오와 라들러, 그리고 디저트를 시켰던 것 같다. 

돌아가는 길은 올 때와 같은 코스로 갔다. 애당초 이 길 말고 별로 다른 선택지는 없다. 근데 생각보다 더럽게 힘들어서, 좀 지체되고 말았다. 중간에 날이 완전 어두워져 버렸는데, 자전거 115번 국도 쪽 자전거 전용도로에 가로등이 하나도 없어서 약간 무서웠다. 뭐 그래도 오고 가는 자전거 라이더들이 다 전조등을 켜고 달려서 별 문제는 없었다. 

베를린에서 인턴을 하며 맞은 첫 주말에, 베를린 시내 관광을 떠났다. 점심 먹고 1시쯤 나가서, 아무런 계획 없이 적당히 돌아다니다 집으로 돌아옴. 그래도 이 날 베를린의 핵심적인 관광지는 거의 다 돌아봤다.

이 당시 나는 U2 서쪽 끄트머리에 살고 있었다. 일단 중심지이자 제일 유명한 관광지중 하나인 체크포인트 찰리부터 가기로 했다. 그래서 환승 없이 제일 가까운 역인 stadmitte역에서 내려서 걸었다. 날씨가 완벽한 날이다.

여담으로 stadmitte에서 체크 포인트 찰리로 가는 길에 little green rabbit이라고 하는 샐러드 전문점이 있다. 채식주의 & 비건 위주의 샐러드를 파는데 맛이 괜찮고 양도 꽤 된다. 나는 육식주의자이지만 나중에 인도음식 잘못 먹다가 장염에 걸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2번 간 적이 있는데 만족했다. 참고로 독일답지 않게 cashless 음식점이라 카드만 받는다.

체크포인트 찰리는, 베를린 장벽과 더불어 독일 분단의 가장 상징적인 장소이다. 체크포인트는 검문소를 의미하고, 찰리는 군에서 알파, 브라보, 찰리, 델타.... 등으로 이어지는 통신 기호로 큰 의미는 없다. 당연히 동/서베를린을 나누는 검문소는 수도 없이 많았지만, 그 중에서 체크포인트 찰리가 특별히 유명한 이유는 이 곳이 유일하게 외국인이 통과가 가능한 검문소였고, 61년에 양 진영이 전차로 대립하던 베를린 위기가 있었던 곳이기 때문이다. 또한 베를린의 가장 시내에 있는 검문소라는 점도 있다. 

베를린의 최중심부에 있기 때문에, 여타 관광지와 위치가 가깝다. 따라서 베를린 시내관광의 출발지로 적극 추천한다. 위 사진처럼 벽에 분단 당시의 베를린 사진과 설명이 나와있다. 생각보다 분량이 꽤 되는데, 당시 상황을 알기 좋다. 영어가 된다면 읽어보는걸 적극 추천한다. 다만 체크 포인트 찰리는 베를린 그 어느 곳보다 호객행위가 심한 곳이다. 특히나 바닥에 뭔 통 3개를 돌리면서 돈이 있는 통을 맞추는 식의 도박? 같은 걸 하는 놈들이 있다. 관광객 인척 하는 바람잡이도 있어서 당할 수 있는데 그냥 사귀니까 절대 하지 말자. 잘 보면 바람잡이의 연기가 좀 어설프다.

검문소가 있던 자리에는 간단히 당시 풍경을 재현해 놓았다. 일단 위 사진처럼 미국 구역에 진입한다는 경고표시가 있다. 그리고 검문소에는 간이 건물과 당시 군복을 입고 사진찍어주는 사람이 있다. 유럽 대부분의 관광지가 그렇듯이 유료다. 뭐 기념 삼아 한번쯤은 찍어볼 만하지만... 은근히 비싼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일단 혼자니까 찍지는 않았다. 최근 기사를 보니 시에서 이런 행위를 금지 시킨 것 같다.

체크 포인트 바로 앞 사거리에는 당시 풍경을 느껴 보란 건지 딱딱한 표정을 한 군인의 사진이 걸려있다. 한쪽에는 미군이, 반대쪽에는 소련군이 있다.

다음 목적지인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에 가기 전에 잠깐 Mall of Berlin이라는 대형 쇼핑몰에 들렀다. 왜 들렀는지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아마 Brita 사려고 했던 것 같기도? Mall of Berlin은 지하에 대형 마트부터(아마 REWE랑 ALDI가 있었던 듯) Rossman등의 드럭스토어와 MediaMarkt등의 전자제품 판매소, 그리고 각종 패션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다. 뭐 마트나 드럭스토어야 베를린 곳곳에 널렸으니 굳이 여기로 찾아올 필요는 없지만, 옷 쇼핑을 하기에는 나쁘지 않다. 아 그리고 바이에른 뮌헨 팬샾도 있다. 위 층에는 음식점들이 있는데 저렴하긴 하지만 그냥 한국 백화점 음식점 맛 정도니 기대는 하지 말자. 

홀로코스트 메모리얼 근처에는, 우연찮게도 히틀러가 자살한 벙커가 있다. 다만 네오나치들의 숭배화를 막기 위해 별도로 관광지화를 하지 않았고, 짤막한 설명판하나가 전부다. 주변도 그냥 거주 지역이니 사실 찾아가기도 좀 힘들고 여기가 맞나 싶기도 할 거다. 위치는 여기다. 

히틀러 벙커에서 코 앞에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이 있다. 가운데 건물 하나가 있고, 주변에는 직육면체의 오브젝트들이 규칙적으로 나열되어 있는 공간이다. 은근히 넓은데, 상당히 이질적인 공간이다. 가운데 건물은 지하로 연결되며, 홀로코스트 박물관이다. 입장은 무료지만 입장 제한이 있어서 약간 웨이팅을 할 수도 있다. 이 날은 가지 않았지만, 다른 날에 간바로는 당시 홀로코스트의 참상을 상당히 잘 정리한 박물관이다. 전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진행되었는지, 그리고 몇몇 개별 사례들을 전시해놓았다. 참고로 물품들은 거의 없고 사진/설명(영어/독일어)로 되어있다. 그래서 영어 독해가 안된다면 사실 감상하기는 조금 어렵다. 참고로 내부에 화장실도 있다. 

직육면체 오브젝트들은, 가장자리에 있는것들은 굉장히 낮지만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높아져서 사람보다 훨씬 높아진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점점 압박감을 느끼며 당시 홀로코스트를 약간이나마 체험해보라는 의도인 것 같다. 상당히 인상 깊은 경험이므로 베를린에 왔다면 꼭 들리도록 하자. 어차피 중심 관광지 사이에 있어서 웬만하면 무조건 들리게 된다. 

아 그리고 가장자리 오브젝트들에는 밟고 올라가거나, 누워서 책을 읽거나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처음에 이게 예의에 어긋나지 않나 싶었지만, 추후 유학생에게 들은 바로는 이 것도 의도된 것이라고 한다. 날씨 좋을때 잠시 앉거나 누워서 쉬어가는 것도 좋겠다.

브란덴부르크문도 베를린의 대표적인 관광지다. 또한 냉전시기 동/서를 가르는 경계선 중 하나가 바로 이 브란덴부르크 문이다. 위 사진의 서베를린 지역이고, 저 광장에서 문을 넘어서면 동베를린 지역이다. 통일 이후, 평소에는 문을 통과할 수 있게 되어있는데, 이 날은 월드컵 중계로 인해 막혀있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8강 잉글랜드 대 스웨덴 경기였는데, 뭐 별로 관심 있는 경기도 아니라서 쓱 구경만 하고 나왔다. 이 월드컵에서 하필 독일이 한국한테 지고 광탈하는 바람에... 몇 주 뒤에 월드컵 결승전도 여기서 중계하던데 그거는 챙겨봤다. 

브란덴부르크 문 정면으로 가면 마차를 지휘하고 있는 승리의 여신 빅토리아의 동상이 인상적이다. 큰 광장이 형성되어 있는데 이곳저곳 노점상도 있고 카페도 몇 군데 있다. 다만 이 때 시간이 이미 오후 5시경이라 완전 역광이다. 역광을 피하려면 오전 중에 가는 게 좋겠다.

베를린의 또 다른 역사적인 장소인 국회의사당이다. 브란덴브루크 문에서 바로 코 앞에 있다. 이름답게, 독일 하원의 의사당으로 사용되고 있다. 여기도 역사적인 의미가 많은 곳인데, 우선 2차 대전 말기 연합군이 베를린을 진격하면서 여기에 소련기가 걸린 적이 있다. 당시 2차 대전의 연합군 승리를 상징하는 상당히 유명한 사진도 남아있다. 또한 독일 통일에도 관련된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냉전 말기인 1987년에 데이빗 보위가 이 앞 공원에서 공연을 했는데, 베를린 장벽에서 가까운 곳이라 동베를린 시민들이 이를 듣고 heroes를 같이 떼창했다. 이를 해산하기 위해 동독 경찰이 출동했고, 여기에 반발하여 동베를린에서 지속적인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게 된다. 

뭐 여튼 관광객의 입장에서 보자면 독일기가 인상적이지만, 비교적 흔한 유럽풍 건물일 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를린 시내 관광에서 필수 코스로 꼽히는 이유가 있는데, 바로 국회의사당 건물 상층부에 설치된 돔의 전망대를 무료로 입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온라인으로 사전 예약해야 하고, 인원 제한이 되어있으니 최소 여행 1~2주 전에는 예약을 해야 한다. 또한, 국회의사당 앞에 넓은 잔디밭이 있다. 주로 젊은 층들이 맥주를 마시거나 책을 읽거나 하면서 노는데, 여기서 쉬어가는 것도 좋다.

국회의사당 바로 앞에 슈프레강이 있어서 잠깐 들렸다. 앞에 무슨 건물인지 모르지만 꽤나 멋들어진 건물이 있어서 풍경이 볼만하다. 아직 오후 5시 정도밖에 안됐지만, 이 날은 집으로 돌아가서 저녁을 먹고 다음 날 다시 관광을 이어했다. 어차피 난 시간이 많으니까.

이 날도 아마 stadmitte에서 내렸다. 이 날의 주요 목적지는 박물관 섬인데, 왜 도대체 중간에 내렸는지는 잘 기억이 안난다. 중간에 Konzerthaus Berlin이라는 콘서트홀이 있는데, 뭔가 야외 콘서트 준비중이였다. 리허설하는 동안 감상할 수 있게 되어 있어서 잠시 감상했다.

베를린은 미술관이 아주 많고, 가격도 저렴하다.(학생할인도 보통 된다) 그중 몇몇 미술관들은 박물관의 섬이라는 곳에 모여있다. 나는 주말에 심심할 때마다 하나씩 정복했는데, 다 가보지는 못했다. 아마 이날은 베를린 구 박물관을 갔던 듯. 런던이나 파리의 미술관처럼 규모가 거대하진 않지만, 사람도 비교적 적고 나름 잘 조성되어있어서 갈만하다. 

통일 이후 베를린 장벽은 여기저기서 관광자원으로 많이 사용되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이다. 과거 베를린 장벽이었던 공간에 다양한 예술작품들을 그려 넣어 전시해 놓은 곳으로 상당히 길고 많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게다가 강변이라 경치도 좋고, 무료이니 관관객들이 당연히 많다.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의 수 많은 작품들 중에, 가장 유명한 것이 '형제의 키스'이다. 실제 역사 장면을 따라 그린 것인데, 자세한 배경 설명은 여기를 참조하자.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 주변에도 노점상이 꽤 있다. 아직 베를린의 대표 먹거리중 하나인 커리 부어스트를 안 먹어봐서 한번 사 먹어보았다. 뭐 대단한 맛은 아니지만 맛이 있긴 하다. 다만 나중에 먹었던 커리36의 커리부어스트가 훨씬 맛있다. 아무래도 대표적인 관광지의 노점상은 좀 피하는 게 나을 듯.

이 날도 저녁 전에 관광을 일찍 마치고 집에 가서 밥을 먹었다. 한국식 카레가 최고다. 

이 포스팅의 일정은 2일에 나눠서 돌아다녔지만 사실 오전부터 부지런히 돌아다닌다면 하루에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다만 이 포스팅에 누락된 몇몇 대표적인 관광지가 있는데 다음과 같다.

- 테러의 지형 : 베를린 장벽과 당시 처참함을 잘 표현한 무료 박물관 / 이 때는 존재 자체를 몰라서 못 갔고 나중에 갔다.

- 티어가르텐 + 전승기념탑 : 베를린의 센트럴파크 / 나중에 감

- 베를린 tv탑 : 비싸서 안감

- 카이저 빌헬름 기념 교회 : 폭격 당시 모습이 잘 보존되어 있는 교회 / 나중에 감

- 포츠다머 플라츠 : 동/서 베를린 경계였던 곳이자, 현재 최대 중심지인 광장 / mall of berlin이랑 붙어있는데 이때도 존재를 몰랐다... 나중에 이 근처로 이사해서 수도 없이 가봄.

- Berlin wall memorial : 베를린 장벽과 박물관(무료) / 나중에 감

위 리스트 관광지 후기와 전체적인 시내 관광 추천 일정은 나중에 포스팅 예정. 

380쪽

20.03.30 ~ 04.07(9일)

8년 뒤 소행성 충돌로 전 인류가 멸망할 것임이 예고되고 난 뒤, 한바탕 혼란기를 거쳐서 어느 정도 치안이 안정되고 종말을 3년 남겨둔 상황을 배경으로 하는 단편 소설집. 이 전에 읽은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뮤지크'처럼 각각 개별적인 단편이지만 약간씩 겹친다. 다른 단편의 주인공이 조연으로 출연한다든지. 전반적으로 종말을 앞뒀지만 그래도 일상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았지만, 마냥 따듯한 이야기만 있지는 않다. 자살을 계획 중인 주인공도 있고, 복수를 꾀하고 있는 형제가 주인공인 단편도 있다. 물론 각 단편의 결말은 대체로 따듯하게 끝나기는 한다. 

작가의 다른 단편집인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뮤지크'를 워낙 인상깊고 재미있게 읽어서 아무래도 비교하면서 읽게 되었다. 일단 이 작품은 상황 배경이 훨씬 심각한만큼, 흥미를 유발하는 구석이 좀 더 많다. 예를 들어 어떻게 혼란기를 거쳐서 치안이 어느 정도 안정되었는지, 혼란기에 얼마나 허무한 죽음이 많았는지, 종말을 3년 남긴 판국에도 어떻게 경제가 돌아가는지 등등. 이 부분은 비교적 현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뮤지크'보다는 단편마다의 연결성이 훨씬 약하기도 한데, 이 부분은 좀 아쉬웠다. 또한 반전 요소도 훨씬 적긴하다. 덕분에 조금 더 현실적인 느낌을 주지만, 개인적으로는 다소 작위적이더라도 좀 더 반전과 연결성을 강조한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뮤지크' 가 조금 더 나았던 것 같다. 뭐 그래도 전체적으로 총평하자면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훌륭한 단편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