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사상

325쪽

21.01.24 ~ 02.07 (15일)

 

뭔가 책 고르기 애매하다 싶을땐 소세키의 책을 고르곤 한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제외하고 특출나게 재미있다고 까진 못하겠지만, 적어도 보통 이상의 만족도를 주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그런 마음으로 소세키의 "산시로"를 골라서 읽었다.

 

전반적으로 기대 이상의 작품이다. "풀베개"처럼 지나치게 단조롭지도 않고, 적당한 유머와 (소세키치고)빠른 전개는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해준다. 무엇보다 작품의 백미는 미네코와의 애매한 로맨스인데, 이 부분의 감정 묘사는 100년 전의 소설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이다. 그 외에도 요지로와의 대학생활기도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다. 대학생 때 읽었다면 조금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한 세기가 지난 작품이지만, 전혀 퇴색되지 않은 훌륭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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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사

344쪽

21.01.09 ~ 01.23(15일)

 

19세기 전반 콜레라가 퍼진 런던의 모습과, 당시의 주류 이론인 독기설(질병은 독한 공기로 부터 발생한다)에 대응하여 수인설(물이 콜레라의 매개체다)을 지지하는 존 스노의 이야기를 담았다. 비문학이지만 초~중반부 전개가 소설처럼 흥미롭게 잘 짜여져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존 스노와 콜레라 그리고 브로드 가의 펌프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디테일은 몰랐는데, 당시의 주변 인물들의 사소한 행적 하나하나가 자세히 기록되어 감염이 어떻게 전파되었는지 상세하게 조사되어 있다는 점이 신기했다. 또한 헨리 화이트헤드라는 목사는 전혀 모르는 인물이였는데, 이 인물 덕택에 조금 더 흥미롭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또한 감염병에 대해서만 다루는것이 아니라, 좀 더 거시적으로, 인류가 도시에 몰려 살면서 어떤 위협이 발생하였는지(오물 배출), 당시에 어떻게 대처하였고 극복하였는지 설명하는 부분도 좋았다. 다만 결론장은... 약간 너무 나간것 같다. 

 

전반적으로 흥미롭게 읽을 수 있고, 콜레라와 (감염)역학의 탄생에 대해 알 수도 있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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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HK

395쪽

20.12.28 ~ 21.01.07

 

 

오랜 기간 동안, 내가 꼽는 최고의 소설 도입부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상실의 시대)"이었다. 내 현재 소설 취향에 비해서는 지나치게 상업적인 도입부이지만, 완독 후 다시 읽었을때의 씁쓸함과 아련함이 강하게 여운을 남겼기 때문이다.(내가 비틀즈를 대단히 좋아하는 것도 크게 작용하긴 했다.) 

 

반면에 "스토너"의 도입부는 지극히 무난하다. 그저 주인공인 스토너가 본 작품의 주된 무대가 되는 미주리 대학에 입학하여, 부모의 뜻을 거스르고 영문학과로 전과하여 교육자가 되는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그 과정에서 첨예한 갈등이나 대립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2회독의 이 도입부에서 어딘지 모르게 애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아마 2회독 이상을 하는 다른 독자들도 대부분 비슷하게 느끼지 않을까 싶다.

 

"스토너"는 50년대 미국에서 발간된 소설이다. 작품 속 주인공과 비슷하게, 그 후 몇십 년동안이나 주목받지 못하다가, 2010년대에 유럽에서 갑자기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널리 알려졌다. 국내에도 4~5년전쯤 알려졌으며, 나도 2017년에 이미 한번 읽은 바 있다. 당시에도 훌륭한 소설이라고 생각하였지만, 다시 읽을 수준의 작품이라고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특히 이디스의 무자비한 폭력에 상당한 불편함과 답답함을 느꼈던 것이 평가를 낮춘 주된 요인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왠지 모르게 다시 읽은 이 소설은, 처음 감상때의 평보다 훨씬 더 훌륭한 책이었다. 특히 도입부와 결말부가 가장 마음에 든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영문학의 고전이 될 훌륭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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