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주인간

캐슬린 매콜리프 

352쪽

읽은 날 : 17.11.13 ~ 26 (14일)



기생 생물과, 기생 생물이 어떻게 숙주의 행동을 조작하는지에 관한 책이다. 

읽기 전에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논증이 탄탄하고 흥미롭게 구성되어 있어 재미있게 읽었다.

책 전반부엔 자연에서 기생 생물의 조작을 보여주는데 상당히 적나라하고 잔인한것이 많다.

그래도 워낙 신박한 방법으로 조작을 해서 흥미롭다.


후반부엔 기생 생물이 인간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다룬다.

인간의 성격, 능력 등에 기생 생물이 절대적인 영향은 아닐지라도,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역겨움'이라는 감정이 기생 생물로 인해 생겨났을 것이라는 가설을 제시하고

역겨움이 얼마나 사람들의 판단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지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사람들에게 역겨움을 유발하는 사진을 보여주고 난 뒤에는, 이민자들에게 적대적인 판단을 하는 경향이 훨씬 강해진다던지 하는 식이다.


또한 그러면서 과연 인간의 자유의지가 온전히 인간의 것인가라는 의문을 제시한다.

자유 의지는 책에서 본격적으로 다루진 않고 의구심을 제시하는 정도이고, 

개인적으로 자유의지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충격적인 주장은 아니였다.

전반부보단 약간 덜한 것 같긴한데, 후반부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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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차 >  

사쿠라 료칸 -> 메이지 신궁 -> 오다이바(라멘국기관, 후지TV, 도요타, 해변공원) -> 모토무라 규카츠 -> 롯폰기 힐즈 전망대 -> 아사쿠사 -> 사쿠라 료칸





약간 늦잠을 자서 9시 좀 넘어서 숙소에서 나왔다. 일본은 도시에도 작은 골목들이 많아서 좋다. 전 날 잠을 제대로 못자서 좀 피곤했지만, 날씨가 좋아서 기분좋게 출발했다. 원래 2일차의 일정은 아사쿠사->오다이바로 계획했었지만, 어제 메이진 신궁을 못봤기 때문에 메이지신궁 -> 오다이바로 계획을 변경하였다. 아사쿠사는 3일차 오전에 일찍 나와서 보는걸로 계획을 바꾸었다. 어제 출발역이었던 JR우구이스다니역으로 가서 야마노테선을 탔다. 



첫날 들렀던 하라주쿠역으로 다시 왔다. 방문한 노드를 재방문하는 것은 컴공인으로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지만 메이지 신궁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하라주쿠 거리는 어제 봤으므로 가볍게 무빙샷만 찍고 메이지 신궁으로 향했다. 



어제 봐두었던 타코야끼 600엔짜리를 사고 메이지 신궁에서 풍류를 즐기는 빅 픽처를 그렸으나 실패했다. 아저씨가 아직 준비 안됬다며 가라고 하더라. 2일차도 험난할 것임을 암시하는 복선이었다.




대체재로 메이지 신궁 입구 앞에서 파는 사과주스(400엔)을 사서 마셨다. 맛 없고 가성비도 꾸지니 메이지 신궁 앞에선 사지 말자.

 



메이지신궁 부지는 굉장히 넓고 숲내음도 진하게 나서 산책하기 굉장히 좋다. 총 부지는 대략 73헥타르(=22만평) 정도라고 한다. 다만 숲 자체는 자연적으로 생긴게 아니고 인공림이라고 한다. 메이지 신궁 앞에는 위 사진처럼 술통들이 진열되어 있다. 양조업체들이 기증한 것이라고 한다. 





신궁도 꽤 넓었다. 부적같은 걸 팔기도 하던데 나는 딱히 관심이 없으므로 사진 않았다. 신사 참배할 생각도 당연히 없으니 적당히 구경을 하며 돌아다녔다. 돌아댕기다가 앉아서 좀 여유를 즐기고 싶었는데 의자가 하나도 없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신궁 내에서는 앉으면 안된다고 한다. 




본당 바로 옆에서 무슨 행렬이 있길래 가봤다. 결혼식으로 추정되는 행사가 끝나고 나오는 것 같았다. 메이지 신궁에서는 일요일 오전에 전통식으로 혼례하는 경우가 꽤 있다고 한다. 여튼 운좋게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다.


메이지 신궁은 뭐... 볼만했던 거 같다. 약간 일정이 꼬이긴 했지만 간 보람은 있었다. 하라주쿠 사람 북적북적한데서 놀다가 메이지신궁에서 힐링하는게 최상의 시나리오일듯.





하라주쿠역 -> 오모테산도역까지는 걸어서 이동했다. 대략 15분정도 걸리는데 여기도 오모테산도 힐즈라고 해서 유명한 명품 거리이다. 물론 거지인 내가 명품을 구경할 리가 없으므로 무빙샷을 찍으며 이동했다.




오모테산도 -> 신바시까지는 긴자선을 타고 이동하고, 신바시 -> 오다이바는 유리카모메를 타고 이동한다. 신바시역에서 유리카모메로 타는 승강장은 찾기 약간 어려운데, 에스컬레이터를 잘 찾아보면 된다. 신바신역은 기점이기 때문에 양쪽에서 열차가 들어오고, 어느쪽에서 타든지 상관없다.




유리카모메는 무인전철이다. 모노레일은 아니지만 모노레일처럼 고가의 선로를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전망을 즐기기에 좋다. 특히 맨 앞자리에 앉으면, 전망을 보기 매우 좋다(조종석에 앉은 느낌도 난다.). 때문에 일부러 열차 1~2개를 보내고 앞자리에 앉으려는 사람도 꽤 있었다. 유리카모메의 배차간격이 매우 짧기 때문에 나도 조금 기다려서 맨 앞자리에 앉았다(기점인 신바시역이 아니면 맨 앞자리에 앉아서 가는건 힘들 수 있다.). 이걸 타고 위 사진의 레인보우 브릿지를 건너면 인공섬인 오다이바에 도착한다. 가속도가 꽤 빨라서 은근히 속도감을 즐길 수 있었다.




레인보우 브릿지를 통과하기 직전에 위 사진처럼 360도 회전을 하는 구간이 있다. 여러모로 재미있는 노선이다. 오다이바에 들를 예정이라면 유리카모메를 이용해보는 걸 추천한다.




오다이바 일정은 그다지 계획을 짜고 오지 않았다. 우선 해변에서 가장 가깝고, 역에도 연결되어있는 아쿠아시티로 가서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eggs and things 라는 카페에서 적당히 전망보며 배를 채울랬더니 줄이 너무 길었다. 그래서 그냥 간단히 해결하고자 5층에 있는 라멘 국기관으로 갔다. 


라멘 국기관은 도쿄에서 매년 하는 라멘대회중에 상위 6팀만 입점하게 해주는 라멘집들 모음이다. 6개의 점포가 따닥따닥 모여있는데, 어디가 맛있는지는 잘 모르겠으므로 적당히 골라서 먹었다. 돈코츠는 어제 이치란에서 먹었으니 스킵하고 시오라멘과 미소라멘중 고민하다가 토핑이 포함된 950엔 짜리 미소라멘을 먹었다. 맛은 상당히 괜찮았고, 양도 생각보다 많아서 굉장히 만족했다. 개인적으론 맛이나 가성비나 이치란라멘보다 라멘국기관에서 고르는 게 더 낫다고 본다.





아쿠아시티에서는 오다이바 해변공원과 레인보우 브릿지가 잘 보인다. 이따가 해질무렵에 다시 오기로 하고 우선은 후지 TV 본사로 향했다.




아쿠아시티에서 후지TV는 굉장히 가깝다. 건물 모양도 특이해서 찾기도 쉽다. 외부의 큰 에스컬레이터를 타면 우선 7층인가 10층인가 되는 곳까지 바로 데려다 준다. 여기에서 보는 전망도 꽤 괜찮고 바다바람이 불어서 날씨도 좋다. 여기에서는 유료전망대로 올라갈 수 있는데, 비싸지는 않지만 나는 저녁에 롯폰기에서 전망대를 올라갈 예정이므로 올라가지 않았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면 5층인가에 무료 박물관이 있다. 하지만 영어도 없이 온통 일본어인데다가, 나는 전혀 모르는 후지TV 프로그램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아무 재미가 없었다. 일본어를 잘 알거나, 후지TV 프로그램을 잘 알지 못한다면 후지TV 박물관은 가지 말자.



딱히 계획세운것도 없고, 시간도 남아서 도요타 자동차 전시장으로 갔다. 도보로 약 15분정도 걸렸던 것 같다. 



자동차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지만 도요타 전시장은 생각보다 훨씬 볼만했다. 우선 다양한 종류의 차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몇몇을 제외하고는 직접 좌석에 타 볼수 있다.



체험기구도 꽤 있었다. 카레이싱 체험을 해보고 싶었지만, 줄이 너무 길어 포기하고 대신에 하이브리드카 체험을 했다. 가솔린 100ml로 일반 차량 vs 도요타 하이브리드 차량 2개를 체험하면서 도요타 짱짱이란걸 세뇌시키는 체험이다. 일단 재밌긴 했는데, 장롱면허라서 그런지 기록은 처참하더라. 



국제면허증이 있으면 직접 차를 몰아보는 체험을 할 수도 있다는데, 외부에 있는 이게 그 체험인것 같다. 안타깝게도 난 국제면허증이 없으므로 탈 수가 없었다. 이때가 대략 3시 반정도였는데, 일몰까지 시간이 꽤 남아버려서 뭔가 할게 필요했다. 그래서 일단 조금 떨어져있는 다이버시티로 향했다.



건담에도 아무런 관심이 없었지만, 워낙 유명하다길래 다이버시티 건물로 가서 건담 구경을 했다. 괜히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가 못찾고 좀 헤맸는데, 상식적으로 저정도 규모의 구조물이 건물 안에 있을 리가 없으니 밖에서 찾도록 하자. 물론 나는 시간이 썩어남아서 일부러 헤맨거다. 


건담은 몇달 전에 해체되었다가 다른 종류의 건담으로 극히 최근(8월?)에 다시 세워졌다고 한다. 실제 설정에 맞게 1:1 비율로 제작되었다는데, 대략 21미터로 굉장히 거대하다. 사람도 주변에 엄청많고. 건담에 관심 없더라도 한 번쯤 가서 구경해볼만 하다.



건담을 다 구경하고 나니 4시가 조금 안된 시간이였다. 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 날 도쿄 일몰시간은 5시45분으로 약간 이른 상황이었다. 어차피 쇼핑을 할 생각이 없었으므로 딱히 더 볼게 없어서 일단 오다이바 해변 공원으로 돌아왔다. 럭셔리한 풍류를 즐기기위해 자판기에서 음료수(160엔)를 하나 산 다음 전망 좋은 벤치에 앉아서 일몰을 기다렸다. 뭔가 강처럼 생겨먹었는데, 바다 냄새가 나는게 꽤 좋았다.




즐거운 풍류도 길어지면 지루한 법. 1시간 넘게 더럽게 해가 안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렇게 시간 남을 줄 알았으면 오전에 아사쿠사도 미리 다녀올 걸 그랬다.




6시가 거의 다되어 해가지고 레인보우 브릿지에 불이 켜졌다. 사진술이 부족하여 잘 표현되지 않았지만 야경은 볼만 했다.



오다이바 일정을 마치고 저녁을 먹기 위해 유리카모메를 타고 이동했다. 이 날도 꽤 걸어서 슬슬 배고프고 체력도 딸렸다.



저녁은 모토무라 규카츠 하마마쓰초 지점에서 먹을 예정이라, 유리카모메 다케시바 역에서 내렸다. 여기는 관광할만한 곳이 없어서 그런지 사람이 없고 좀 으슥한 분위기다. 다케시바역에서 내려서 도보로 약 10분 정도 이동하면 되는데, 중간에 터널(위 사진과는 다름)에 왠 무섭게 생긴 애 4명정도가 화기애애하게 이야기중이었다. 화기애애하게 이야기하는 걸 방해하기 미안하니까 길을 한참 돌아서 이동했다. 덕분에 10분 걸릴거 30분 걸었다 개이득. 돌아간 길에도 위 사진의 터널이 있었는데, 앞서서 러닝하시는 분이 있어서 안심하고 건넜다. 일본도 치안이 좋은 편이지만, 우리나라만큼은 아니니까 밤에 외진 곳은 조심해야 한다. 



모토무라 규카츠 하마마쓰초 지점은 간판이 크게 있지 않아서 찾기 어려울 수 있다. 위 사진의 간판을 찾고 계단을 통해 아래로 내려가면 된다. 시부야지점은 웨이팅이 길다던데, 여긴 좀 외진곳이라 그런지 웨이팅이 전혀 없어서 좋았다. 나처럼 오다이바->롯폰기 테크를 탈 사람은 중간에 하마마쓰초 지점에서 먹는 것이 이득이다.



모토무라 규카츠의 메뉴에는 오직 규카츠만 존재한다. 그 외에는 참마를 추가, 규카츠 곱배기 등의 몇 개의 선택지만 있다.. 나는 기본 규카츠1줄에 참마 포함된 세트로 시켰는데 세금포함 1400엔이었다. 참고로 공기밥은 1회에 한해 무료 추가 가능하다고 한다.


모토무라 규카츠는 감동적인 맛이다. 고기 질이 좋아서 생으로 먹어도 맛있고, 제공되는 1인 화로에 살짝 익혀먹어도 맛있다. 특히나 제공되는 저 2가지 종류의 소스가 모두 환상적이다. 참마가 뭔지 몰랐는데(첨에는 저 샐러드가 참마인줄 알았다.), 위 사진의 계란찜 처럼 생긴게 참마이다. 엄청 끈적끈적한데, 이것도 맛있다. 추가시키지 않고 기본적으로 나온것만으로도 배가 충분히 채워졌다. 종업원들도 엄청 친절했으며(어디가나 그렇지만) 여러모로 추천할만한 맛집이다. 안타깝게도 이번 여행 베스트 맛집으로는 선정하지 못했는데, 그건 3일차에 간 맛집이 넘사벽이라 그렇지 모토무라 규카츠도 훌륭한 맛집이다. 지점도 여러 곳에 있어서 일정상 편한 곳으로 가면 된다.


도쿄에 가게 된다면 모토무라 규카츠를 가자.





도쿄에서 야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는 1일차에 간 도쿄도청을 비롯해 스카이트리, 도쿄타워, 롯폰기 힐즈 등 여러 곳 있다. 나는 롯폰기 힐즈 전망대를 선택했는데, 여기는 가격은 1800엔이고 외부의 SKY DECK에 가려면 500엔을 추가로 내야 한다. 더럽게 비싸지만 한국에서 700엔으로 할인 판매하는 걸 찾았기 때문에 롯폰기 힐즈를 선택했다. 롯폰기 힐즈가 비싼만큼 도쿄타워가 매우 가깝게 보이고 레인보우 브릿지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전망대에 올라가면 맨 처음에 사진을 찍어준다. 사진을 찍는 건 무료지만, 인화하려면 돈을 내야 한다. 아마 1500엔인가 했던 것 같은데 나는 거지이므로 작은 샘플 사진만 받고 인화를 하진 않았다. 



사진술이 부족하고 앞에 유리창에 막혀서 제대로 나오진 않았지만, 야경은 굉장히 아름다웠다. 특히 도쿄타워가 굉장히 크고 선명하게 보여서 좋았다. 다만 레인보우 브릿지는 생각보다 멀어서 잘 보이지 않았다.





상당히 피곤한 상태였기 때문에 적당히 앉아서 야경을 구경했다. 원래는 전망대 구경 이후 도쿄타워까지 걸어가서 구경하고 하마마쓰초 인근까지 다시 걸어가서 숙소를 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더럽게 피곤했기 때문에 포기하고, 대신 내일 아침에 가기로 한 아사쿠사를 숙소가기 전에 들리기로 결정했다. 도쿄타워를 가까이에서 못 본건 지금도 아쉽다. 이 날 오전에 아사쿠사까지 미리 관광했다면 훨씬 수월했겠지만 원하는 데로 안되는게 원래 여행이다.




아사쿠사에 도착했을 때는 대략 9시반이었다. 아사쿠사 주변에는 원래 먹거리를 파는 상점들이 굉장히 많지만 밤이라서 모두 문을 닫았다. 이건 뭐 알고 갔으니 괜찮았는데 생각보다 주변에 연등이 안켜져있어서 밤거리를 못 본건 아쉽다.





밤이었지만 아사쿠사 센소지 내부에는 그래도 사람이 좀 있었다. 생각보다 건물들이 크고 가깝게 스카이트리도 보인다. 하지만 이 때 너무 피곤한 상태라서 제대로 감상하지는 못했다. 그냥 본 시늉만 했다고 하는게 맞을 듯. 아사쿠사에서 사쿠라료칸까지는 도보로 10분정도까지라 걸어서 돌아갔다.



숙소 돌아왔더니 10시가 좀 넘었다. 그래도 어제보단 일찍 돌아왔다. 2일차에 대략 22km정도 걸었는데, 귀국날 빼곤 이 날이 걸은 양이 제일 적었다. 내일도 일정이 빡빡하므로 적당히 쉬다가 적당히 잤다.


< 1일차 >

나리타공항 -> 이치란라멘 우에노점 -> 신주쿠(도교 도청 전망대) -> 하라주쿠 -> 메이지신궁(실패) -> 시부야 -> 

미도리스시 시부야점 -> 사쿠라료칸



9.23 ~ 26 토일월화에 3박4일 도쿄 여행을 다녀왔다. 항공사는 제주항공이고 인천공항 08:30 출발 나리타공항 10:50 도착이다. 


제주항공은 몇년 전에 완공된 제3터미널에 내려준다. 도심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제2터미널로 우선 이동해야 한다. 도보로는 약 630m거리이고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한다. 도보는 2020도쿄 올림픽 기념으로 육상 레일이 그려져 있으니 길 잃을 일은 없다. 나는 프로여행러이므로 가볍게 도보로 이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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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는 이렇게 생겼다. 10시50분에 비행기 도착이고, 11시 45분 N'EX를 타기 위해 시작부터 질주하여야만 했다. 그나마 캐리어를 위탁하지 않고 기내에 가져오는 큰 그림을 그렸기 때문에 시간내에 맞출 수 있엇다. N'EX의 가장 좋은 점은, 지정좌석제이고 좌석이 굉장히 편하단 것이다. 이걸 타고 도쿄역에 약 12시 50분에 도착하였다.



도쿄에서 우에노는 주황색 도쿄-우에노 라인을 타면 된다. 도쿄역이 굉장히 복잡해서 다소 헤맸지만, 우에노까지는 약 15분만에 도착하였다. (중간에 정차역이 없다.) 우에노역도 상당히 큰 역이다. 위 사진은 우에노역의 극히 일부분으로 고가도로도 복잡하고 출구도 많다.




우에노역에서 ATRE 쇼핑몰로 이동하면 이치란라멘이 있다. 이치란라멘은 그 유명세답게 웨이팅 줄이 꽤 길었지만, 특유의 독서실 시스템덕에 금방금방 빠진다. 위 사진의 줄도 20~30분정도만에 빠지고 식사할 수 있었다. 

입구쪽에 있는 자판기에서 구매하고, 자리 안내받아서 들어가면된다. 이때가 1시반쯤이였는데, 아침4시쯤에 먹은 빵한쪽 빼고 먹은게 없었기 때문에 굉장히 배고팠다.(사실 이 여행에서 고생 안하고 밥을 먹은 적이 거의 없다.) 돈코츠 라멘 + 계란추가 + 밥추가 = 1220엔으로 주문하였다. 사실 밥은 라멘 다먹고 추가 주문하는게 나았을 것 같다.

이치란라멘은 분명히 맛있었지만, 필수로 들러야 될 정도 수준의 맛집까진 아니다. 그냥 괜찮은 라멘집 정도 수준인것 같다. 그래도 웨이팅이 길지 않고 영업시간이 24시간이므로 처음 도쿄를 간다면 한번쯤 가보는 것도 좋다.



내가 토일월 2박동안 묵은 숙소는 우에노역 근처의 사쿠라 료칸이다. 우에노역에서 대략 도보로 20분 걸려서 완전 가깝지는 않은데, 도보로 약 10~15분거리에 히비야선 이리야역과 JR우구이스다니 역이 있으므로 교통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구글지도로 보면 악평도 좀 보이던데 개인적으로 가격대비에선 크게 만족했다. 주인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일단 친절했고(할아버지는 약간 무뚝뚝한 편이였지만) 영어도 어느정도 통했다. 또한 1인 2박에 약 10만원정도 였는데, 도쿄 숙소치고는 상당히 저렴하다.(토-일이 껴서 그나마 좀 더 비싼편인거다). 시설도 이정도면 깔끔하고 불편함 없었다.(1층에 정수기 있는것도 큰 장점이다.) 가장 큰 단점은 위치인데, 주로 관광하게 될 신주쿠-하라주쿠-시부야나 오다이바, 롯폰기 등과는 꽤 떨어져있어 지하철 or JR로 30분이상 걸린다. 뭐 그래도 주변에 아사쿠사, 우에노공원, 스카이트리등은 걸어서 갈 정도로 가깝다. 이중에 난 아사쿠사만 가긴했지만.




숙소 근처에 있는 JR우구이스다니역으로 가서 야마노테선으로 신주쿠역으로 이동하였다. 신주쿠역에서 서쪽 출구로 나와서 우선 도쿄도청사로 향했다. 서쪽출구에는 버스 승강장이 있고 사람이 별로 없다. 위 사진은 도쿄도청사로 가면서 찍은 사진인데, 시카고 처럼 중간중간에 도보가 복층으로 되어있다.(사진은 다리가 아니라 도보2층에서 찍은 거다.)




도쿄도청사에는 무료 전망대가 있다. 사실 야경을 보기 위해 시부야->신주쿠방향으로 일정을 짜는 경우가 많은데, 나같은 경우엔 저녁을 시부야에서 먹어야만 했기 때문에 보통과 반대로 일정을 짰다. 날이 다소 흐리긴 했지만 도쿄가 한눈에 보이는 전망은 좋았다. 여담이지만 큰 건물답지 않게 화장실은 꾸지더라.





신주쿠 서쪽출구만 보고 지나갈 수는 없었기에, 다시 신주쿠역 방향으로 향해서 제대로 된 번화가쪽으로 가보았다. 신주쿠는 도쿄의 대표적인 환락가라고 하던데, 그에 걸맞게 사람이 많고 화려하다. 또한 여기저기 빠칭코도 보이던데, 나는 거지였으므로 빠칭코를 체험해보지는 않았다. 신주쿠 거리를 적당히 구경한 뒤에, 하라주쿠로 향했다. 




사실 신주쿠->하라주쿠는 메이지신궁을 들리면서 걸어서 갈만한 거리이다. 하지만 이날은 잠을 충분히 못자서 피곤한 상태였기 때문에 JR야마노테선을 이용하였다. 이후의 고행길을 생각해보면 현명한 결정이였다고 할 수 있겠다. 

하라주쿠 타케시타 거리는 사람이 바글바글하다. 일본은 기본적으로 좌측통행이기 때문에, 갈때와 올때는 다른 사이드의 가게를 구경하며 올 수 있다.(사람이 너무 많아서 반대쪽으로 가기도 힘들다.) 여기저기에서 크레페나 디저트를 파는데, 엔젤스하트란 크레페 가게가 유명하다. 하지만 줄이 너무너무 길어서 포기했다 ㅅㅂ. 다른 크레페 가게들도 다들 줄이 길어서 포기하고 돌아오는데, 오는 길에 줄이 짧은 곳이 있길래 냉큼 가서 사먹었다. 메뉴가 20개가 넘게 있어서 적당히 바나나&초코가 든 것으로 골랐다. 580엔이였는데 만족스러운 맛이었다.


하라주쿠역으로 다시 돌아와서, 바로 옆에 있는 메이지 신궁으로 향했다. 근데 몰랐는데 폐장 시간이 18시이고, 마지막 입장이 17시 20분이더라 ㅅㅂ. 사실 크게 신사에 관심은 없었는데, 뭐든지 놓치고 나면 아쉬운 법이다. 게다가 입구쪽으로 갔는데 숲내음이 나는것이 생각보다 훨씬 괜찮아 보였기 때문에 더더욱 아쉬웠다. 결국 멘탈이 다소 깨진 채로 시부야쪽으로 향할 수 밖에 없었다. 





꿩 대신 닭으로 메이지신궁 바로 옆에 있는 요요기 공원에 들렀다. 요요기공원에는 관광객은 거의 없는 듯했고, 현지인들이 돗자리 깔아놓고 피크닉을 하거나 배드민턴을 하는 등의 모습이 보였다. 도쿄 번화가 바로 옆임에도 불구하고 공원이 상당히 큰 것이 인상적이었다. 꽤 피곤한 상태였고 일정도 다소 비게되어서 요요기공원 벤치에 앉아서 남은 크레페를 먹으면서 쉬었다. 그리 오래 쉬지는 않았는데 해가 상당히 빨리 떨어졌다.



요요기 공원에서 시부야까지는 도보로 대략 20분 정도 걸린다. 하지만 시간도 좀 남았고, 크레페 때문에 생각보다 배가 고프지 않았기 때문에 (더 맛있는 저녁을 위해) 직선거리로 가지 않고 돌아댕기면서 구경다니며 이동했다.  후에 한 생고생을 생각해보면 이딴 멍청한 짓거리를 하지 말고 직선거리로 최대한 빨리 시부야에 갔어야만 했다.


요요기에서 돌아댕기다 보니 위 사진처럼 뭔가 축제를 하고 있었다. 노점음식들도 많아서 뭔가 먹어보고 싶었지만, 미도리스시를 위해 참고 구경만 했다. 그나마 뻘짓거리로 돌아다닌게 아니라 하나라도 더 구경해서 다행이다.



1시간 가까이 뻘짓거리 하면서 돌아다닌 끝에, 그 유명한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에 도착했다. 스크램블 교차로를 건너면서 무빙샷으로 위의 사진을 찍었다. 어차피 미도리스시의 웨이팅이 꽤 있을 것이므로, 번호표를 뽑고 난 뒤에 구경을 하기로 하였다. 



미도리스시는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에서 바로 보이는 Mark City 백화점으로 들어가서 4층으로 가면 나온다. 외부 입구에서부터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되므로 찾기 어렵지 않다. 내가 번호표를 뽑은 시점은 18시 49분이였고, 받은 번호표를 369번, 현재 입장 순서는 281번이었다. 즉 88팀이 대기중인 상황이었다. 우선 대기시간동안 시부야를 구경하러 나갔다.





시부야는 쇼핑으로 매우매우 유명한 거리이고, 그만큼 유명한 매점도 많다. 안타깝게도 거지인 나는 쇼핑에 아무런 관심이 없었으므로 시간 때울게 그리 많지는 않았다. 우선 시부야를 싸돌아 댕기기 시작했다. 당시 대략 1시간 반정도 웨이팅이 걸릴것이므로, 1시간 뒤에는 돌아와야 한다는 되도 않는 멍청한 계산을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고행때문에 이성적 판단이 마비되었던 것 같다. 

시부야 거리는 상당히 화려하고 나름 대로 구경하는 재미도 있어서, 크게 지루하진 않았다(이때까지는).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에 있는 하치코상도 구경갔다. 주인이 사망한 뒤에도 시부야역에서 무려 9년동안이나 기다린 충견이라고 한다. 

(출처 : https://ko.wikipedia.org/wiki/%EC%B6%A9%EA%B2%AC_%ED%95%98%EC%B9%98%EC%BD%94



약 1시간동안 구경하고나서, 다시 돌아오니 19시 37분이었다. 하지만 입장 순서는 311번으로, 1시간 동안 겨우 30팀 입장하고 아직도 58팀이 남은 상황이다. 이때 이미 체력도 상당히 바닥나고 배도 고프고 멘탈도 심하게 나갔다. 하지만 또 1시간 이상을 멍때리며 기다리고 있을 수 없었으므로 다시 한번 시부야로 나갔다. 



계속 거리를 돌아댕기는 것도 이제는 재미없어서 딱히 살 건 없지만 도큐 핸즈로 향했다. 도큐핸즈는 생활용품, DIY 용품, 화장품 등을 파는 잡화점이다. 대략 식료품 없는 돈키호테의 (한참)상위호환 버전 정도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시부야점이 도쿄에서 가장 큰 지점이라고 한다. (아마) 지하1층 부터 9층까지 되어있었는데, 독특하게도 위 사진처럼 각 층이 A,B,C의 작은 층으로 나뉘어있었다. 이때 사무용품 코너에서 볼펜이 좀 마음에 드는 게 있어서 충동구매를 하였다. (텍스 포함 162엔)


도큐핸즈에서 미도리스시로 돌아가는 길에 디즈니 스토어가 보였다. 사실 디즈니는 이미 올랜도에서 지겹도록 봐서 딱히 흥미가 없었는데, 시간이 남는 상황이라 구경이나 하고 갈까 고민되었다. 하지만 혹시라도 그 사이에 번호가 다 지나갔을 지 모른다는 걱정이 들어서 구경안하고 다시 돌아가고 말았다.


돌아온 시점이 20시 27분이었는데 이때 대기번호는 335번으로 아직도 34팀이나 남았다. 이미 멘탈이 하도 파괴되다 보니 배고픔마저 잘 느껴지지도 않았다 ㅅㅂ. 체력도 바닥난 상태였는데, 앉아서 기다릴 수만은 없으니 일단 나가서 싸돌아 댕겼다. 하지만 체력이 없다보니 그리 오래 돌아다니지 못하고 다시 돌아와서 기다렸다. 이쯤되니 걱정되는게 미도리스시 마감시간이 10시인데 과연 그 전에 입장이 가능할 것인가 였다. 다행히 9시 좀 넘어서 점원이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번호를 다 적어가는 걸 보니 못들어 갈 일은 없어보였다. 






9시 30분, 약 3시간동안의 웨이팅 끝에 드디어 입장하였다. 번호가 불릴때의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 게다가 운좋게도 스시 만드는걸 눈 앞에서 볼 수 있는 바형 좌석에 배치되었다. 주문하기 전에 계란찜이랑 이상한 샐러드 비스무리한걸 주는데, 이거부터 엄청나게 맛있었다. 나는 미리 정해둔 2000엔짜리 세트메뉴를 시켰고 나오는데는 대략 10여분 걸렸다.




위의 세트를 다먹고나서 상당히 배가 불렀지만, 기다린게 아까워서 참치스시를 2개 더 시켰다. 각각 250엔 짜리다. 


미도리스시는 확실히 맛있었다. 다만 엄청 감동적인 수준까지는 아니고 가격 대비 훌륭한 맛집 정도라고 생각한다. 세트메뉴의 비주얼이 진짜 끝내주는데, 대신에 한 입에 먹기 힘들다는 큰 단점이 있긴하다. 특히 제일 큰 장어스시는 장어를 좀 잘라서 먹다가 스시로 먹었다. 뭐 여튼 상당히 만족스러운 저녁이었다, 웨이팅만 빼고.



미도리스시의 웨이팅때문에 상당히 늦어져 숙소 돌아오니 11시가 넘어있었다. 료칸 주인 할머니가 '오카에리' 하고 맞아주는데 뭔가 푸근함이 느껴졌다. ㅈㄴ 피곤한 상태였기 때문에 딴짓거리 안하고 씻고 바로 잤다. 1일차의 고생이 너무나도 심했기 때문에 2일차부터는 만보기앱을 깔아서 기록을 시작하였다.




<시부야 미도리스시의 웨이팅 시간 추측>


이번 여행에서 모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부야 미도리스시의 웨이팅 시간을 추측해보자. 

데이터는 2017년 9월23일 토요일 저녁시간대에 측정된 것이다. 측정한 데이터는 다음과 같다. 

시간 

대기번호 

18 : 49 

281 

19 : 37

311

20 : 29

335

21 : 15

357

21 : 30 (입장 시간)

369



이를 그래프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그래프의 x축은 시간이고, y축은 대기번호이다(대기중인 팀이 아니다.)




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웨이팅 시간의 함수를 추측해보자.

먼저 자명한 법칙으로 다음이 있다.

  • 법칙 1 : 대기번호의 증가률은 "방문객의 식사시간", "대기번호를 포기하고 돌아가는 팀" 두 가지 변수 이외에 영향받지 않는다.

자명하므로 증명은 생략한다.


데이터가 부족하므로 휴리스틱에 기반하여 몇 가지 가정을 해야한다.

  • 가정 1 : 방문팀의 평균 식사시간은 시간에 관계없이 일정하다.
  • 가정 2 : 영업 종료 시간에 가까워 질 수록, "대기번호를 포기하고 돌아가는 팀"이 증가한다. 
가정 1은 미도리스시가 술집이 아니라(맥주를 물론 판다.) 스시집이기 때문에 밤 늦은 시간이 되더라도 식사시간에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 추측했다. 가정1과 법칙1에 따라서 대기번호의 증가률은 "대기번호를 포기하고 돌아가는 팀"에만 의존하는 변수가 된다.
가정 2는 직접 관측된 사실로, 실제로 일반적인 저녁시간을 한참 넘어선 이후엔 포기하는 팀이 많아서 빈 번호가 많이 생겼다. 

시부야 미도리스시의 영업 종료 시간은 10시이다. 이 점을 위의 그래프에 적용해보면 대략 9시부터 기울기가 달라진다고 가정할 수 있다. 위 그래프와 나의 경험을 기반으로 기울기를 추정하면 9시 이전에는 대략 33이고 9시 이후에는 대략 48이다.

즉 9시 이전에는 1시간에 33번, 9시 이후에는 1시간에 48번의 대기번호가 지나간다.



위 결론은 데이터도 부족하고, 대충 계산한 결과이니 맹신하지말고 참고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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