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차>


사쿠라료칸 -> 에노시마 전철(에노시마 섬, 슬램덩크 성지순례,) -> 미요시(미슐랭 1스타) -> 하치만구 -> 

요코하마 브리즈베이호텔 -> 요코하마 관광(차이나타운, 야마시타공원, 랜드마크타워) -> 브리즈베이 호텔




세븐일레븐에서 산 삼각김밥으로 아침을 대충 때우고 출발하려 했다. 하지만 삼각김밥이 너무 싱겁고 맛없어서 한 입 먹고 버렸다. 





첫날에 내린 우에노역까지 걸어간뒤 도카이도 본선을 탔다. 도카이도 본선은 일본 전체를 관통하는 엄청 긴 노선으로 우리나라 경부선 같은 느낌이라고 한다. 다만 탑승시에는 도카이도 본선이라고 안써있고, 우쓰노미야선 등으로 써있으니 구글지도로 잘 보고 타면 된다. 도카이도 본선은 요코하마로도 바로 연결되는데, 요코하마 가기전에 에노시마선 인근을 관광할 예정이므로 후지사와역까지 타고 갔다. 대략 1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환승도 필요 없고, 평일 오전이라 사람도 없어서 편하게 앉아갈 수 있었다.




후지사와역은 에노시마 전철(=에노덴)의 기점이다. 여기서부터 시작해서 종점인 가마쿠라역까지 에노시마 전철을 타고 관광할 것이기 때문에 1일 패스를 샀다. 에노시마 전철 1일 패스는 600엔인데 대략 중간에 2번 이상 내릴거면 1일 패스를 사는 것이 이득이다. 






에노시마 전철은 유리카모메처럼 그 자체로도 관광할만한 거리가 된다. 요 동네가 번화가가 아니라 한적한 바다마을 정도 느낌이기 때문에 에노시마 전철으로 좁은 골목들을 지나가면서 감상하는 맛이 있다. 위 사진에서 보다시피 선로가 1개인 구간이 엄청 많다. 도대체 그럼 반대 방향에서 전철이 올땐 어떻게 하는거지라고 궁금했는데, 지나가면서 보면 2개선으로 이루어진 역이나 구간이 몇 군데 존재해서 거기서 서로 교차한다. (교차 시점이 안맞으면 중간에 열차가 멈추기도 한다.) 평일 오전에 사람이 굉장히 적어서 맨 앞에 좋은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참고로 에노시마 전철이 노면전차는 아니지만 중간에 도로를 달리는 구간이 짧게 있다.




에노시마 라인 관광의 첫 번째로, 에노시마역에서 내렸다. 에노시마섬으로 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난 거기는 갈 계획은 없었고, 슬램덩크의 엔딩의 해변가가 여기 있다고 해서 구경하기 위해 내렸다. 사실 슬램덩크를 엄청 재밌게 여러 번 보긴 했어도 성지순례에 큰 관심은 없었는데 에노시마 전철 프리패스의 돈값을 하기 위해 내린 것도 있다. 아침을 먹지 않고 버렸으므로 배가 고파서 역 바로 앞에 있는 크레페를 충동구매 했다. 망고 크레페였는데 800엔으로 비싸서 사자마자 후회를 하며 나오기를 기다렸다. 뭔 직화로 지지고 그러면서 꽤 오래걸렸는데 한 입 먹고나서 후회는 바로 날라갔다. 이전에 하라주쿠에서 먹었던 크레페보다 비주얼은 부족하지만 맛은 이게 훨씬 맛있다. 800엔이 전혀 아깝지 않다. 


* 여기에 간 블로그 후기를 하나 찾을 수 있었다 : 링크

이거 검색하다가 찾은게 아니고 일본의 Cremia라는 아이스크림 브랜드?가 유명하다해서 그게 뭔지 검색하다가 정말 우연찮게 찾게 되었다. 블로그 보다가 어? 가본 곳 아닌가 했는데 위 포장지에 적혀 있는 이름이랑, 내가 기억하는 위치랑 일치하는 걸 보니 맞을 듯 하다. 가게 이름도 몰랐는데 Crepe Stand Honey라고 한다. 이 여행때는 몰랐지만 Creemia 아이스크림도 판다고 한다. 기억을 돌이켜보면 아이스크림 모형이 가게 앞에 있었던 것도 같다. 물론 상점 이름에서 보듯이 메인 메뉴는 크레페일듯. 여튼 다녀온지 2달만에 검색하다가 우연찮게 마주쳐서 굉장히 신기하고 반가웠다.




구글 지도를 보고 성지순례할 해변가를 찾아가야 하는데 한 손에는 크레페, 한 손에는 캐리어가 있어서 찾아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날씨도 좋고 하니 그냥 쭉 직진해서 에노시마섬으로 가기로 했다. (자유여행이니까 자유롭게 싸돌아 다녀보자는 마인드도 있엇다.)이 때는 아직 이 변덕이 어떤 고난을 가져올 지 몰랐다.




에노시마 섬은 작은 산이 있는 섬인데, 그 위에 전망대가 있다. 당연히 계단으로 꽤 올라가야 하는데, 날도 더운데 캐리어까지 끌고 있어서 엄청 고역이였다. 정말 다행히 에스컬레이터가 있어서 그걸 타고 올라갈 수 있었다. 무료는 아니고 에스컬레이터만 이용은 360엔이고 전망대까지 이용하려면 따로 지불해야 한다. 전망대까지 볼 생각은 없고 돈도 슬슬 부족하고 해서 에스컬레이터만 샀다.




에스컬레이터는 3단계로 되어 있어 중간에 갈아타는 식으로 되어있다. 중간 중간에 경치를 보다가 다시 타고 그랬다. 그런데 정상에 오르니 이거...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없다! 졸지에 캐리어와 함께 그 많은 계단들을 내려가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전망대에 들어가진 못해도 바로 앞까진 갈 수 있을 줄알았는데, 전망대 티켓을 사지 않으면 그 근처까지 올라가지도 못하게 막혀있었다. 어쩐지 360엔으로 너무 싸다 했다...





날이 덥긴하지만 맑아서 경치는 끝내주게 좋았다. 다만 덥기도 덥고 캐리어를 끌고다니니 너무 힘들어서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다... 이 날 일정이 좀 빡빡한 편이라 서두른 탓도 있고... 뭐 그래도 무빙샷으로나마 경치를 구경하며 다시 내려왔다.





슬램덩크 엔딩장면 - 강뱅호가 앉아서 편지를 읽고 있고, 서태웅이 국가대표 유니폼을 자랑하며 지나가는 -의 그 해변가이다. 위치는 위에 첨부한 지도를 참고하면 된다. 이쪽은 후에 갈 가마쿠라고쿄마에역과 다르게 슬램덩크 성지순례 온 사람의 거의 보이지 않고 서핑하거나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이 대다수였다. 만화와 별도로 경치는 상당히 좋으니 에노시마 전망대에서 오는 길에 한 번 들릴만 하다.


참고로 몇몇 블로그에서 엔딩의 위치를 카마쿠라고쿄마에 역의 해변가라고 설명해놓았는데 원작 만화를 보면 에노시마 등대의 위치가 바다를 바라 보았을때 왼쪽임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반대편에 있는 카마쿠라고쿄마에는 엔딩의 배경이 될 수 없고 이쪽 해변이 거의 확실하다. 





그 다음 행선지도 슬램덩크의 성지중 하나인 가마쿠라고쿄마에역이다. 마찬가지로 에노시마 전철을 타고 이동하면 되는데, 좁은 골목을 지나다가 탁 트인 해변이 보이는 풍경이 장관이다. 고시고에역 -> 가마쿠라고쿄마에역 사이에서 오른쪽 방면으로 잘 보인다. 직접 찍은 위의 영상에서는 멍청하게 세로 촬영하다가, 가로 촬영을 하는 만행을 저질러서 풍경이 제대로 담기지 못해 아쉽다. 




가마쿠라고쿄마에역에서 바로 나오면 철도 건널목이 있는데, 여기가 슬램덩크 애니메이션 오프닝의 배경이라고 한다. 원작 만화는 여러 번 읽었지만 애니메이션으로 본 적은 없어서 큰 감흥은 없었지만, 그래도 인증샷을 찍고 왔다. 주변 관광객들도 모두 슬램덩크 성지 순례를 온 사람들로, 차례 기다리느라 촬영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촬영은 중국분이 친절하게 도와주셨다.) 바로 앞에 가마쿠라 고등학교가 있는데, 여기는 슬램덩크의 능남고등학교의 배경지라고 한다. 학교 안은 물론 출입 금지이고, 정문까지만 구경갔는데 유니폼 맞춰입고 사진찍고 있는 여행객들도 있었다. 유니폼이 능남이 아니라 북산인게 옥의 티이긴 하다 ㅋㅋ


건널목 건너에서 보는 바다 풍경도 볼만했다. 




에노시마 전철의 종점인 가마쿠라역에서 에노시마 전철 관광을 마쳤다. 대략 1시고 더운데다가 걷기도 많이 걸어서 배가 많이 고팠다. 미리 조사해둔 2015년 미슐랭 1스타를 받은 우동집 미요시로 향했다. 자루우동(국물과 분리되서 모밀처럼 찍어 먹는 식 우동)으로 굉장히 유명한 집인데, 가마쿠라역에서 하치만구 쪽으로 쭉가다보면 골목에 있다. 대기표에 이름을 적는 식인데, 평일이라 그런지 10분 정도 밖에 기다리지 않았다. 다만 자리가 카운터석 12석뿐이므로, 여러명이 온다면 함께 앉기는 힘들 수도 있다.







맨 아래 사진은 추가로 시킨 튀김이고, 위의 3 사진이 자루우동 + 튀김 + 알수 없는 덮밥(?) 세트이다. 밥은 나오는 줄 몰랐는데 나름 괜찬았다. 우동은 진짜 미슐랭 받은 값을 하는 환상적인 맛이다. 이때까진 전날에 먹은 모토무라 규카츠를 최고로 쳤는데, 자루우동을 맛보는 순간 뒤집혀 버렸다. 튀김도 그에 못지 않게 훌륭하지만, 수타로 만든 자루우동은 진짜 면발부터 차원이 다르다. 쯔유에 다양한 고명을 취향에 맞게 넣을 수 있는 점도 좋았고, 더운 날이라서 시원하게 먹을 수 있어서 더더욱 좋았다. 


가격은 총 2224엔으로 상당히 나왔는데, 추가로 시킨 튀김이 내 기억상 700엔 정도고, 세트는 1400엔정도인것으로 기억한다(차액은 아마 세금). 내가 욕심으로 추가 주문해서 그렇지 세트메뉴도 혼자서 배 터지게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에노시마 선을 관광할 예정이 있다면, 가마쿠라역의 미요시는 꼭 들리는 것을 추천한다.




점심을 먹은 뒤 바로 앞에 있는 하치만구라는 신사를 보러갔다. 특별한 것 없지만 그럭저럭 볼만한 신사이다. 뭐 사실 배가 너무 불러서 그다지 눈에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긴 했다... 여기를 마지막으로 에노시마 라인 관광을 마치고 요코하마로 건너갔다.


해가 지는 곳으로

최진영

208쪽

17.12.10 ~ 16(7일)


바이러스가 세상을 집어 삼키고, 한국을 떠나 러시아에서 떠도는 도리, 지나, 류의 이야기이다.

3명의 시점이 계속 바뀌면서 진행되며, 건지나 미소와 같은 인물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기도 한다.

도리는 동생인 미소와 함께 단 둘이 러시아를 헤메고, 지나는 가족들과 함께 탑차로 이동하며

류는 남편과 아들과 함께 차를 타고 헤매게 된다.

도리는 지나를 만나 잠시동안 같이 이동하게 되며 사랑에 빠지고 다시 헤어지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배경은 흔한 재난 소설이지만, 재난 자체에 대한 비중의 거의 없고, 인간성을 상실한 상태에서 

러시아라는 이국적인 배경 속에서 살아남고,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그런 내용이다.

뻔한 클리셰의 재난 소설을 가지고, 전혀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를 진행하는 시도는 신선하게 느껴진다.

또한 짧은 호흡으로 시점을 변경하며 서술하는 방식도 흥미도를 높이고 독자가 몰입하는데 크게 기여한다.

결말 부분은 애매하게 처리되어 있는데, 이 부분은 호불호가 상당히 갈릴 것으로 생각되지만, 

개인적으론 약간 맥이 빠지는 느낌은 있지만 좋은 마무리라는 생각도 든다.


이 소설에서 성인 남성은 모두 폭력적이고 성에 굶주린 모습으로 그려진다.

작가가 의도한 소설적 장치이겠지만, 그 정도가 과해서 진부함과 작위성이 강하게 느껴진다.

이 큰 단점이 다른 장점들을 빛 바래게 하는 것 같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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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비용 제로 사회

제레미 리프킨

550쪽

읽은 날 : 17.11.27 ~ 12.9



자본주의는 한계 비용을 점점 감소시키면서 효율을 증대시키지만, 머지 않아 한계비용이 제로에 가깝게 되면

이윤이 사라지게 되어 자본주의의 모순이 발생할 것이다 라는 주장을 펼치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작가의 생각에 그다지 동의하징 않아서 좀 재미없게 읽었다.

책 전반적으로 내용이 좀 많이 겹치는 느낌도 있다.


또한 실제와 다르거나, 현재의 기술력을 과대평가한 부분이 있다고 느꼈는데

3D 프린터와 오픈소스에서 특히 그러한 점이 강했다.

한계 비용이 제로가 된다라는 가정하에서 논증은 비교적 괜찮았지만

작가의 생각과 다르게 대부분의 분야에서 한계 비용이 제로 수준으로 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책이 잘 안읽히는 시기에 읽어서 더더욱 재미없게 읽은 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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